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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주산업 강국으로 가는 신호탄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로 설계·제작된 ‘누리호(KSLV-II)’의 발사가 성공했다. 굉음과 화염 속에 하늘로 오른 누리호가 몸체를 분리하고 700㎞ 목표 궤도에서 성능 검증 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키는 과정은 모두 영상으로 날아왔고 온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누리호는 남극 세종기지와 교신을 포함한 모든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진두 지휘 아래 총 300여개 기업이 설계·제작·발사·관제의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완성한, 집념의 결정체다. 발사체와 시험 설비, 발사대 부품 제작과 조립 등에 2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갔고 1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숱한 실패도 경험했다. 지난해 10월엔 3단 로켓의 불완전 연소로 모형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에 실패했고 불과 일주일 전에도 센서 이상이 발견돼 발사를 연기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누리호로 한국은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1t 이상의 실용위성 발사 능력을 갖춘 7번째 국가로 우뚝서게 됐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항우연은 2027년까지 4차례 더 누리호 형제를 발사할 예정이다. 곧바로 오는 8월에는 미국 스페이스X 로켓에 달 궤도선 ‘다누리호’를 실어 보내고, 2031년에는 국산 달 착륙선을 쏜다. 발사체의 재사용, 회수기술을 갖춰야 하고 3D 프린팅으로 부품을 빠르게 만드는 기술도 완성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위성을 대신 쏴줄 만큼의 기술이 언제 완성될지, 선진국들이 과점한 로켓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오늘날 항공우주산업의 규모는 반도체산업 이상이다. 한국은 새로운 제품,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는 세계 최강이다. 이제 항공우주산업에서도 누리호가 그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항공우주산업에선 퍼스트 무버, 트렌드 세터의 전략까지 갖춰야 한다.

그동안의 역사로 볼 때 우리는 국가적으로 집중했던 산업에서 대부분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봉제와 신발에서 출발한 우리 산업이 섬유와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스마트폰, 반도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민관이 일체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리 잡은 산업은 적어도 한 세대 이상 미래 먹거리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우주산업은 누구나 인정하는 미래 성장엔진이다. 누리호를 시금석으로 한국은 우주산업 강국으로 진화해야 한다. 중장기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법적·제도적 마당을 마련해주는 것이 우선임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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