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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원식 “가족 예우가 거래 대전제”...한상원 “백미당 얘기 전혀 없었다”
21일 서울지법 재판 나란히 출석
매각 둘러싼 주요쟁점 놓고 반박
[연합뉴스 제공]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주요 쟁점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홍 회장은 한앤코에 남양유업을 매각하기 위한 ‘대전제’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한 대표는 그런 사전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홍 회장과 한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 직접 나섰다.

이날 홍 회장은 “아버지가 주신 가업을 피치 못할 사정으로 팔게 돼 경영권을 물려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이 컸다”며 “남편으로서, 부모로서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백미당은 제외하고 가족들의 예우를 지켜주는 것이 거래의 대전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대표는 “홍 회장이 백미당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했고 이후 진행된 가격 협상에도 백미당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다.

한 대표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까지의 상황도 전했다. 한 대표는 “홍 회장이 고문 자리와 15억원에 이르던 연봉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해 이를 거절하며 대신 주당매매가격을 75만원에서 77만원으로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SPA 체결 당일 홍 회장은 구글 맵에서 남양유업 공장을 보여주며 부동산 개발가치가 크다며 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며 “사실 생산 공장을 개발할 수는 없지만, 대신 거래 종결일을 앞당기는 조건 등을 제시한 후 홍 회장의 제안인 82만원을 받아들여 SPA를 맺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주가가 40만원대였고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100%이상을 받게 된 것이니 홍 회장은 매우 만족해하며 자리를 떴다”며 “매각이 완료되면 와인파티를 하자는 말까지 할 정도로 좋은 분위기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양유업이 한앤코에 매각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가 오르자 홍 회장 측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게 한 대표의 주장이다.

한 대표는 “홍 회장은 남양유업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딜에 불만을 표시했다”며 “주당매매가격을 올려 달라, 고문비를 무급이 아닌 유급으로 바꿔달라는 등 계속해서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지난해 3월 불가리스 사태 등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통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후 매각을 진행했다. 고문 자리는 유지해도 급여는 줄 수 없다는 항목이 이미 SPA에 담겨 있던 상황이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5일 나머지 증인 신문을 진행하고 변론기일을 종결할 계획이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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