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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부자들 재테크 갈아탔다…건물 팔아 빚부터 갚는다고?

그간 낮은 금리 덕에 대출을 받아 더 많은 수익을 내는 투자처를 찾았던 부자들이 지금은 여유 자금으로 빚부터 상환하고 있다. 특히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 자산들이 처분 1순위로 꼽히고 있는데, 급기야는 지방 건물을 매도해 대출을 상환하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이 국내 부자들의 재테크 지형도마저 바꾸고 있는 셈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이 많은 자산가들은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자산을 정리해 대출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에 나섰던 자산가들은 임대료가 많이 떨어진 지방 상업용 부동산을 정리하고 있다. ▶관련기사 15면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주택 시장에 비해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지역별로 편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최근 매매 급감 등에도 여전히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면서 임대료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대출 규제가 아파트 등에 비해 완화돼 있어 의도적으로 대출을 받았는데, 임대수익이 낮아지면서 임대료로 대출을 상환하기 부족한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러 건물을 소유한 자산가들마저 시세차익이 덜한 지방 건물 위주로 매각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도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4~5%대의 예·적금이 나오고는 있지만, 세금 등을 고려하면 5~6% 이상 수익이 나야 본전”이라며 “최근에는 부동산을 매각하겠다는 자산가들의 상담 문의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15% 넘게 빠졌다. 설령, 수익을 내더라도 펀드 등에는 배당소득세(15.4%)가 적용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빚 상환이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은행 영업점에선 고액자산가들에게 대출 상환을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오경석 신한은행 신한PWM태평로센터 팀장은 “과거에는 대출을 활용해 그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릴 만한 투자상품이 있었다”면서도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코스피 급락 등으로 기대 수익률을 높게 가져가기 힘든 만큼 부채비율이 높은 고객들에게는 대출을 갚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권고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유자금이 있는 부자들이 빚 상환에 나서는 것과 달리 서민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말 3~4%에 그쳤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은 6개월여 만에 43%가량 뛰어 이미 7%대를 넘어섰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등 글로벌 통화긴축 정책으로 주담대 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평균 매매가격(10억6156만원)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대출금리가 7%까지 오른다면 12월 기준 월대출 상환액은 26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4월 기준보다 월 대출 상환액이 67만원, 약 34% 높아진 수치로 금융 비용이 가계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정은·박자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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