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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뛰는 증시에 증시 주변만 서성이는 자금사정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글로벌 불확실성에 시장 상황이 안갯속에 갇히면서 증시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9조3000억원 가량으로, 1년 전(약 17조원)의 55% 수준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기준 회전율은 같은 기간 16.36회에서 5.11회로 급락했다. 돈이 얼어붙은 것이다.

직접 투자뿐 아니라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도 움츠러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각각 0.3%, 2.1%씩 줄었다. 지난해 23.5%, 11.1% 늘었던 것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대신 증시 주변을 서성이는 대기자금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간접투자 상품 가운데 대표적인 대기자금인 MMF는 올해 들어 15.6%나 증가했다. 신영증권 연구원은 "계절성을 감안한 MMF 연평균 설정액 규모는 16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라며 "투자 대기 자금, 시중 유동성과 정부 정책자금 등이 대거 MMF로 몰리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직접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고객 예탁금은 연초 72조원에 달했지만 지난 16일엔 57조원까지 떨어졌다.

예탁금은 주식을 사려도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아가지 않은 돈이다. 언제든 주식 투자에 나설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예탁금이 증가하면 그만큼 개인들이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류되며 반대로 감소하면 개인들이 발을 빼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탁금 이자율이 기준금리 상승에도 1% 안팎에 그친 반면 은행 예금금리는 빠르게 오르면서 한푼이 아쉬운 개인들이 발빠르게 돈을 옮긴 것도 예탁금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런가하면 증시 급락으로 신용 레버리지와 관련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신용잔고(신용거래융자잔고)는 이달 초 21조7000억원 수준에서 지난 15일과 16일 연달아 5000억원 가량씩 빠지며 급감, 20조6800억원까지 떨어졌다. 신용잔고는 통산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만큼 시장에 비관론이 퍼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외국인들도 국내 증시에서 사라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지난 17일 30.85%로 떨어졌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외국인 시총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20년 2월39.3%보다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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