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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전격 단체활동 중단 쇼크…하이브 주가 급락
최정상까지 9년간 질주…"기조변화 필요한 시점"
군입대 문제 등 현실적 요인 작용했을 것
개별활동 통해 개인 성장 도모
전 세계로 파장…하이브 주가 20% ↓
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의 RM(가운데)이 31일(현지시간) 멤버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BTS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과 '반(反)아시안 증오범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왼쪽부터 뷔, 정국, 지민, RM, 진, 제이홉, 슈가. [연합]

“각자의 시간을 가지며 경험을 쌓고 성장하겠다.”

데뷔 9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방탄소년단의 챕터 1을 마무리한다”고 했던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4일 단체활동 ‘잠정적 중단’을 선언했다. 최정상의 자리에 선 방탄소년단의 갑작스러운 완전체 활동 ‘휴식기’ 선언은 그룹을 둘러싼,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환경 변화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많은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하이브의 가장 상징적 존재였던 만큼 이들의 활동 중단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오전 9시31분 현재 하이브의 주가는 무려 23.83%나 떨어졌다.

소속사 하이브 측은 “이날 콘텐츠는 ‘방탄TV(BANGTANTV)’를 통해 멤버들이 술 한잔 곁들이며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며 “단체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기보다는 앞으로의 개별활동에 대한 예고였다”며 과도한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의 ‘단체활동 중단’은 난데없는 선언처럼 보이지만 데뷔 9년의 역사를 담아낸 이번 앨범 발매 이후 몇 번이나 힌트를 남겼다. 최정상에 오른 그룹의 성장과 미래에 대한 불안, 두려움을 담으면서도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말한 신곡 ‘옛 투 컴’의 가사는 물론 신곡 발표와 함께 마련한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심경이 나왔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이날 방탄TV에서도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해 팬데믹을 거치며 최정상에 오른 현재까지 쉼없이 달린 자신들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Butter)’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오랜 고민이었던 ‘개인의 성장’을 위한 시간을 가지자는 데에 생각이 모였다는 것.

RM은 “K-팝과 아이돌 시스템은 사람을 숙성하도록 놔두지 않아 내가 성장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데뷔일인 6월 13일을 맞춰 전 세계에 공개된 유튜브의 ‘프루프 라이브’를 통해서도 “이 길을 걸어가면서도 ‘이게 맞나?’ 싶어 무섭기도 했고, 정답인지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리더의 이야기에 지민은 “지금에 와서야 우리가 각자 어떠한 가수로 남고 싶은지를 알게 돼 힘든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하게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그래서 지치는 게 있었던 것 같고 조금씩 풀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RM은 “지쳤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죄짓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진행 중인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의 ‘단체활동’ 중단은 그룹을 둘러싼 환경 변화 등 여러 현실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이후 논란의 씨앗이 남아 있는 군 입대 문제 등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라 입대의 불확실성은 향후 단체활동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된다 해도 시행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과 현재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논란을 참작하면 이들의 선택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러한 여건상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금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눈물을 보이며 서로를 다독였다. 멤버들조차 아쉬움을 담은 결정이지만 단체활동 중단이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대다수의 K-팝 보이그룹이 ‘단체활동 중단’이라는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군 입대 동안 개인활동을 이어간다. 그간 다른 K-팝 그룹과는 달리 유별나게 ‘단체활동’만 고수해왔던 데다 월드스타라는 타이틀의 무게가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다.

멤버 뷔 역시 “우리는 이제까지 단체로만 집착을 많이 했다”며 “개인으로 다 활동을 하든, 뭘 하든 다시 단체로 모이면 시너지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방탄소년단이 다시 모여 할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전했다. 리더 RM도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옛날처럼 멋있게 춤을 추지는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으로, RM으로 남아 있고 싶다”고 했다.

현재 방탄소년단은 새로운 2막을 개별활동으로 준비 중이다. 그간 멤버들이 선보인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 등의 솔로 음악활동을 정식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첫 주자는 제이홉이다.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기조 변화가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챕터 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21세기 팝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만큼 방탄소년단의 활동 잠정 중단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미국 뉴스방송 CNN,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등은 방탄소년단의 소식을 일제히 다뤘다. BBC는 특히 “방탄소년단이 그룹 해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팬들을 거느리며 최전성기를 누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K-팝을 넘어 세계 가요계와 대중문화 분야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이브 측은 일련의 파장에 말을 아끼며 “앞으로 개별활동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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