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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부산 식당에선 지금 “카스·참이슬이 없어요”
파업 장기화에 자영업자 발동동
주류업체 제품출고 차질 이어
일부 지방 도매상 납품 포기도
“다른 술 권해야…방법 찾는중”
식당 사장님 커뮤니티 게시글
편의점은 제품발주 일부 제한
소공연 “운송거부 즉각 중단을”
13일 서울 강남역 인근 식당가, 주점이 밀집한 골목에서 주류 납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주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당,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소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방 역시 소주나 맥주 물량이 달려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8일째를 맞이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 출고에 차질을 겪으면서 ‘주류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들도 노심초사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부산, 경북, 강원도 일부 지역 등 지방에서는 주류도매상이 가맹점에 참이슬, 카스 납품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일부 주류도매상들이 직접 트럭을 끌고 이천, 청주의 하이트진로 공장, 광주 오비맥주 공장에 방문해 참이슬·카스를 공수해왔다. 하지만 먼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지방의 주류도매상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물류비 등을 이유로 해당 제품 납품을 포기한 것이다.

부산의 한 주류도매상은 “참이슬, 카스 재고가 거의 동났지만 제품을 받으러 가지 않을 계획”이라며 “물류비, 기름값이 추가로 발생하는 데다가 얼마 전 술을 실어 나르던 도매상 차량이 전복되는 등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사에는 처음처럼이나 다른 제품으로 납품한다고 양해를 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주류를 운반하던 화물차가 전복돼 맥주와 소주 수천 병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부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참이슬, 진로 등이 입고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13일 화물연대 파업으로 주류가 입고되지 않는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부산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글쓴이는 “오늘 주류 기사님이 진로랑 카스가 없다고 한다”며 “(기사님이) 다른 술로 권해드리거나 해야 한다고 했다”고 글을 남겼다. 같은 날 “지역은 대구인데 화물연대파업으로 참이슬, 진로, 카스 공급이 어렵다고 도매상에서 연락이 왔는데 사장님들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른 도매상들은 공장에 직접 방문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에 대형 화물차로 받던 납품 물량에 비하면 모자란 수준이다. 여기에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어 수급난이 커질 전망이다.

오비맥주는 주류도매상에 따라 재고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생산이 중단되거나 출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도매상, 유통업체에서 직접 제품을 실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업장에서는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며 “출고량은 20~25%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임시 화물차를 동원해 제품 출고량을 정상 수준의 50~60%로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출고량이 20%대까지 떨어졌던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 운송 작업에 나섰다. 전날부터 제품 출고량은 정상 수준의 60%로 올라왔다.

주류도매상,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유통 채널에서도 소주 발주량을 제한하는 등 주류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기준 편의점 5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는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 발주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정상 출고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한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앞서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소주 병제품(참이슬, 참이슬오리지널, 진로)은 1상자씩, 소주 페트제품(참이슬, 참이슬오리지널, 진로)은 10개까지 발주 수량을 제한했다. 이어 5일부터는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8일부터는 CU도 가세했다. GS25는 10일부터 참이슬 오리지널에 한해 발주를 제한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14일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따른 충격을 소상공인들이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소공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폐업 직전까지 몰렸던 소상공인들은 이제 겨우 터널을 지나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파업은 소상공인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소공연은 “손님맞이에 필요한 물류 수급이 중단돼 소상공인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물류가 정상화되도록 화물연대는 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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