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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자이언트 스텝’ 공포에...주담대 금리 주말지나니 0.3%p올라
국내 채권 시장 금리 발작
기준금리도 더 오를 것 전망
금리 2%↑ 가계이자 160만원↑
외환시장도 혼란...금융당국 긴급 회의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광고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강력한 긴축 공포가 한국 금융시장에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국채 금리는 10년만에 최고치에 닿았고, 시중 금리도 빠르게 이를 반영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 말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으면서, 가계부채 이자부담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인플레 쇼크에 ‘금리발작’…주담대 금리 상단 7% 코앞

물가 충격에 채권 시장은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전일 국채 3년물 금리는 3.514%에 마감했다. 국채 3년물이 장 마감 기준 3.5%를 넘어선 것은 2012년 4월 6일(3.54%)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5년물도 3.679%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10년 2개월 만이다.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상품(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도 3.959%(민평 평균)로 올라갔다.

시장은 이를 빠르게 반영했다. 하나은행에서 혼합형 주담대 대출을 받으면 10일까지 4.846~6.146% 금리를 적용받았으나, 14일부턴 5.109~6.409%로 상하단이 0.26%포인트(p) 올랐다. 주말이 껴 있던 것을 반영하면 사실상 하루 사이에 금리가 0.3%p가까이 오른 것이다.

우리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상품 금리 역시 10일까진 5.11~6.81%였으나, 14일 현재 상단이 6.88%로 올라갔다. 7%대 대출 금리를 눈앞에 두게 됐다. KB국민은행도 10일까지 4.28~5.78%로 적용되던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이날 4.33~5.83%로 올랐고, 신한은행도 5.82%이던 상단이 5.88%로 올라갔다.

금리 2% 오르면 가계 연간 이자 160만원 늘어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차주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가 7%로 인상될 경우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방식을 전제하면 월 대출 상환액이 평균 261만원에 달한다. 통계청 도시근로자가구 가처분 소득 약 419만원의 62%로, 사실상 번 돈의 60%를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해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p 오르면 가계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329만원에서 489만원으로 160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대금리 적용 확대 등에 나서고 있지만, 저금리 시 대출을 크게 늘린 취약계층은 금리 상승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는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가 2%를 넘어 2.25~2.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강행하고, 물가 상승 움직임이 꺾이지 않으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2.25%, 2.5%로 나오고 있는데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또 “(기준금리가) 0.25%p 올라갈 때마다 가계대출 이자비용이 3조원 이상, 기업에 주는 부담도 2조7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영세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이 받는 위험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한은 긴급 회의…“시장 안정화 조치, 필요시 대응”

금융시장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14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상황 점검에 나섰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과 김동회 금감원 부원장과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가졌다. 김 부위원장은 “시장불안에 대비한 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대응조치들을 사전에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또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취약차주, 금융회사, 금융시스템의 위험요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취약차주의 금융애로,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을 수시로 점검하여 사전예방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도 이날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시장안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한은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 안정을 위한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읽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개장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2020년 3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은 전날에도 구두개입을 내놓았으며, 실개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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