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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울릉도까지 ‘1시간 하늘길’...바다메운 울릉공항 건설현장 가보니
3년후 사동항에 국내 첫 도서공항
총 43만455㎡ 규모…50인승 취항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원 울릉공항 건설사업 현장.

“총 사업비 7092억원이 투입되는 울릉공항 공사의 공정률이 5월 말 기준 20.4%를 기록했습니다. 연말까지 공정률 32%를 달성해 2025년 개항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습니다.” (이수형 DL이앤씨 울릉공항 건설사업 현장소장)

지난 9일 찾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원 울릉공항 건설사업 현장.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이곳에선 2025년 울릉도의 ‘하늘길’을 여는 데 필수적인 기초 사석 매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는 해저에 대형 쇄석을 깔아 지반을 보강하는 작업을 말한다.

해상에 보이는 바지선 위 포크레인은 쌓여 있는 사석을 거침없이 쓸어담았고, 바로 옆 크레인은 철제상자에 실린 사석을 바다 아래에 골고루 투하했다. 현장 관계자는 “울릉공항은 ‘국내 최초의 해상매립·도서지역 소형공항’으로 조성되는 만큼, 고난도의 해상매립과 대규모 토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사동항 인근 바다를 메워 총 43만455㎡ 규모 부지에 50인승 항공기 취항이 가능한 1200m 활주로를 비롯해 여객터미널, 계류장 등을 짓는 사업이다. 공항은 2025년 3분기 준공해 시설물 설치를 완료한 후 그해 4분기 시범 운영기간을 거쳐 정식 개항할 예정이다.

현재 울릉도를 가는 방법이 ‘뱃길’뿐이어서 서울에서 출발하면 육로를 포함해 7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공항이 문을 열면 이동 시간이 1시간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원 울릉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부지 조성의 핵심인 해양 매립은 저파랑·저수심 구간과 기존 사동항 방파제 접속부에 ‘사석식 경사제(방파제)’를, 중간의 대수심구간에는 ‘케이슨(지상에서 제작한 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을 적용해 호안공사(침식을 막기 위한 구조물 설치)를 한 뒤 그 안쪽을 토사로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현장에서는 “이달 중순 두 번째 케이슨 운반을 앞두고 초긴장상태”라는 말이 나왔다. 케이슨은 공사에 필요한 30개함의 무게만 각각 8598~1만6411톤(t) 수준이다. 1개함의 최대 규모가 아파트 12개층, 3개동 규모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공항 건설에는 최초로 적용되는 것이다.

케이슨은 포항 영일만항에서 제작돼 울릉공항 건설현장까지 210㎞를 약 52시간 동안 예인선으로 하나씩 인양해 온다. 5일간 파고 1.5m 이하 조건이 유지돼야 운반·설치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첫 번째 케이슨 운반은 지난달 21일 완료됐으며, 이달 1개함을 포함해 연말까지 11개함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게 현장의 계획이다.

해수면 위로 4m 정도 노출되는 케이슨 위에는 다시 토사가 더해져 수면에서 24m 높이에 공항 터가 조성된다. 여기에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계류장 등이 차례로 들어선다.

울릉공항 건설사업 평면도 [국토교통부 제공]

해양 매립에 필요한 토사(915만㎥)는 인근 해발 198m 높이의 가두봉을 약 30개월간 절취해 확보한다. 이달 20일부터 가두봉 벌목작업에 들어가 토사를 내릴 진입도 등이 마련되면 8~9월에는 매립 작업도 본격화한다. 가두봉 절취 공사 중 교통우회도로로 활용될 사동터널(453m)은 이달 20일에 맞춰 개통한다. 이 터널은 공항 개항 후에는 공항진입로가 된다.

여객터미널은 울릉도에 들어서는 공항답게 울릉도 해안 지형과 해안선을 닮은 산장 분위기로 조성된다. 내부에는 공항 조성 과정에서 사라지는 가두봉을 형상화한 전망대가 설치된다. 도서공항 전용 면세점 등 상업시설도 섬과 관광객 중심의 특성을 반영해 배치할 예정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2035년 연간 여객 수가 94만명 달할 것으로 추산, 연 100만명 울릉 관광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1시간에 항공기 최대 8편을 운항했을 때 하루에 2000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배편을 통해 하루에 2600여명이 입도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이며, 2050년에는 연간 여객 수가 111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울릉공항 건설이 지역의 관광·유통·교통업 등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예상되는 생산유발 효과는 약 98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와 함께 약 36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6900여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김규율 울릉군 부군수는 “울릉공항은 군민의 숙원 사업”이라며 “울릉 주민들의 교통편의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늘어날 여객 수에 맞춰 ‘관광 수용성 확대’는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울릉도 관광에 필요한 숙박과 항공·크루즈·택시·버스 등 연계 교통수단의 예약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한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합교통·관광서비스(MaaS·Mobility as a Service) 구축 등도 검토되고 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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