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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지방시대 성공열쇠는 기업혁신생태계 복원

최근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고 특별지자체 설립을 공식화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내년부터 지역 인프라 조성, 특화 산업 전략 등 70개 과제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소멸위기에 대응하고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재 전 국민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대기업 본사와 20위권 대학의 90%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이로 인해 지방 인구 유출 가속화, 기업의 탈지방 러시, 혁신 역량 저하, 지방 대학 위기가 이어지며 지역의 공멸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부·울·경 특별연합의 핵심 과제는 바로 지역경제의 근간이 될 기업생태계 복원이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첨단 ICT산업의 부상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전통 주력산업이 위축되고, 지방 대기업 본사가 수도권으로 이전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존립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군산, 거제, 울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특정 산업과 소수 대기업에 집중된 기존 지역산업 정책의 한계를 벗어나 기업 주도의 혁신생태계를 조성해 지역의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 방식이 아닌 지역별 여건과 특성에 따른 자금 배분, 지원 기업 선정 등이 필요하다.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경제 성장모델을 추진하고 중앙정부와 지역혁신기관이 이를 뒷받침해 지역의 자립 성장 및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인수위 지역균형발전 특위가 제시한 ‘기회발전특구 ’도 지자체가 자체 성장 전략에 맞는 특구를 선정, 특화 산업을 결정하고 투자사항을 책정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이다. 지역발전 전략의 방향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패러다임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전폭적인 세제 지원이 더해진다면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판교테크노밸리 모델의 지방이식이 필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한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은 한국의 인터넷, 게임 및 ICT산업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업 집적과 함께 정주여건 확보로 최고의 기업도시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부·울·경 메가시티도 권역 내 접근이 용이한 신도시 등을 대상으로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 테크노밸리 모델의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회발전특구와 연결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기업생태계 조성에는 지방 대학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지방 대학 캠퍼스 내에 스타트업·벤처의 인큐베이팅 및 성장거점을 조성함으로써 기업생태계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 내에 기업과 주거, 여가가 결합된 새로운 혁신 캠퍼스 개념도 함께 가야 한다.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정부에서 지역 주도의 창의·혁신·창업거점을 조성하고 관련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가 성장하고 민간기업을 통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 또 지역 고유의 ‘기업생태계+지식(기술)생태계+사회혁신생태계’ 조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혁신생태계가 조성되고 역동성이 제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러 번 강조한 “국민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가 이번엔 반드시 실현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경영학회 정책위원장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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