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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잿빛 일색 수정경제전망들, 점점 깊어지는 S의 공포

국내외 경제기관들의 올해 수정 경제전망치는 하나같이 잿빛 일색이다. 성장은 바닥인 줄 알았지만 지하실로 내려가고 물가는 천정인 줄 알았는데 옥상으로 치고 올라간다는 예상들이다. 최근 나온 세계은행(W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이 대표적이다.

WB는 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의 4.1%에서 2.9%로 하향조정했다. 불과 5개월 만에 1.2%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심지어 내년 성장률은 1.5%로 떨어지고 당분간 제로(0)% 성장까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 등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들이 한결같이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결론이다. 결국 WB는 대놓고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위험까지 경고했다. ‘S의 공포’를 저명한 국제기구에서 공식 거론한 것이다.

인플레와 관련해 가장 비관적인 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다. OECD는 올해 회원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4.4%포인트나 높인 8.8%로 전망을 수정했다. OECD의 한국 물가상승 예상치가 4.8%라는 점에 안도해선 안 된다. 오히려 2.7%포인트나 올린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자가 주거관련 항목들이 빠진 특수한 물가다. 그걸 고려하면 거의 2배 가까이는 높게 봐야 한다. 올해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이 족히 7~8%는 된다는 얘기다.

모든 나라가 이러한 큰 틀의 전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더 불안한 쪽이다. 해외경기에 더욱 민감한 수출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은 1분기 성장률 잠정치를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락한 0.6%로 발표했다. 올라가도 모자랄 판에 떨어졌다. 확정치는 또 어찌 될지 불안할 뿐이다. 믿을 건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내수성장인데 예상과 달리 5월 소비는 1년 전에 비해 마이너스다.

사방이 온통 막힌 상황이지만 돌파구는 찾아야 한다. 어차피 위기 극복 이외엔 방법이 없다. 오히려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불가피성이 인정될 때 부작용은 최소화시킬 수 있다. 오늘날 한국 경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20여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당시엔 떠밀려 한 체질 개선이지만 이번엔 자발적이란 점이 다를 뿐이다.

모든 길은 규제개혁으로 통한다. 돈 들이지 않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름길이다. 거기엔 부처 간 소통, 칸막이 제거가 전제되어야 한다. 모자란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자는데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가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만간 발표될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의 중심은 ‘기승전 규제개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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