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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송해는 서민의 진정한 친구였다
KBS의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현역 최고령 진행자 송해의 빈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이다. [연합]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8일 95세로 별세한 국민 MC 송해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다. 사람은 갔지만 그가 남긴 영향력이 오래 간다. SNS에는 ‘국민 어르신 송해 선생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고인이 일반 사람들과 소통하며 희노애락을 나눈 친서민 대중예술인이다 보니 추모 열기도 범국민적이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코미디언 후배는 물론이고 방송계, 가요계, 정치계 인사들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재석과 조세호는 8일 빈소가 마련되자 마자 급히 달려와 조문했다. 심형래는 “송해 선생님은 선배님이 아니고 부모님이셨다. 후배들의 큰 기둥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학래는 “국민의 허기진 배를 웃음으로 채워주시던 분이다. 이제는 본인을 위해 영면하셨으면 한다”고 조의를 표했다.

아내 김지혜와 함께 빈소를 찾은 박준형도 “선생님 구순 기념 사회를 제가 본 게 엊그제 같다. 봉사활동을 하다 후배 연예인을 만나면 항상 용돈을 챙겨주신 분이다. 후배들이 단체로 세배를 갔는데 수십명에게 봉투를 주셨다”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사무실이 있는 종로 낙원동 송해길에도 시민들이 모이고 있고, 대구 달성군 송해 기념관 옆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임시 분향소 마련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밖에서도 누리꾼들은 “방송계의 큰 별이 졌다” “이젠 천국에서 천국노래자랑을 진행하세요” “많이 그립습니다” “국민 어르신 송해 선생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며 추모와 애도의 글들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희극인으로는 처음으로 고인에게 1등급 훈장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이날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금관문화훈장과 조전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조전에서 “선생님께서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 가수이자 코미디언으로서, 그리고 국민 MC로 활동하면서 국민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줬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선생님은 국민이 기쁘고 즐거울 때 흥겨움을 북돋아 주시고, 국민이 어렵고 힘들 때 희망과 용기를 넣어주셨다“고 말했다.

고인과 각별한 관계가 있는 KBS는 이례적으로 8일 9시뉴스 시간에 ‘국민 MC’ 송해 별세 소식을 톱뉴스를 포함해 세 꼭지로 다루며 빈소도 중계차로 연결했다. ‘전국노래자랑’을 함께 진행한 임수민 아나운서는 심야뉴스를 포함해 2차례나 스튜디오에 나왔다.

또 이날 오후 10시 KBS 1TV는 지난 설 연휴에 특집으로 방송된 ‘국민 MC 송해 추모특집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재방송하며 추모열기를 이어갔다. TV조선도 8일 오후 10시 송해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추모 특선영화 ‘송해 1927’을 방영했다.

고인이 62세때 ‘전국노래자랑’ MC로 기용한 배우 안성기의 친형인 안인기 전 KBS PD는 “고인은 재치, 순발력, 애드립 등 MC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신재동 ‘전국노래자랑’ 악단장은 “송해 선생님은 음악 들을 줄 알고, 노래 부를 줄 알고, 사회를 볼 줄 안다”고 했다.

사람들은 모이면 고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자가용보다는 전철을 자주 이용하던 고인은 시민과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런 친서민적인 모습은 그가 ‘전국노래자랑’에서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하는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줘 숨겨둔 장기가 술술 풀려 나오게 하는 마법으로 작용할 수 있게 했다. 따뜻하면서도 수평적인 소통을 해온 분이다.

송해가 모든 세대와의 소통을 이뤄낸 비결은 가르치려 드는 ‘꼰대’ 이미지가 전혀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훈계나 가르침은 없다. KBS 예능 ‘나를 돌아봐’에서 자신의 매니저인 조우종은 송해를 “해형!”이라고 불렀다.

방송경력만 68년인 송해는 사고 한번 치지 않았다. 그는 유쾌하고 친근하며 사람들 사이의 정(情)을 느끼게 한다. 그의 모습은 웃음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이러스처럼 확산시킬만한 콘텐츠였다.

한편, 고 송해의 장례는 코미디언협회장으로 3일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장은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인 엄영수가 맡는다. 영결식은 10일 발인에 앞서 이날 오전 4시 30분에 거행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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