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반도체 ‘통합 챔피언’ 노리는 삼성…최대 숙제는 ‘2개의 산’ 정복 [비즈360]
DDI, 스마트카드 등 시스템반도체 1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위해 SoC, 이미지센서 시장 공략
450조원 대규모 투자,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
이재용 부회장, 투자는 “그냥 목숨걸고 하는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김포공항을 통해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유럽 출장을 떠났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스마트카드 등 일부 분야에선 이미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진정한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퀄컴과 소니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30여년간 정상을 놓치지 않았던 메모리반도체에서의 업적을 시스템반도체로 확대해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서는 양대 산맥을 정복하는 것이 삼성의 숙명이다.

▶DDI·스마트카드로는 전통의 강자=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비전을 선언한지 3년이 지난 가운데 DDI나 스마트카드 등에서는 이미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옴디아, ABI리서치,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자료]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DDI 시장점유율은 25.7%로 업계 1위에 올랐다. 2위는 24.6%의 노바텍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8K TV용 DDI를 개발하는 등 기술을 선도하며 2002년부터 20년 간 1위를 지키고 있다.

DDI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이 화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픽셀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DDI 시장은 최근 TV와 모바일 기기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뿐 아니라 중소형·대형 TV 등 OLED 제품군 확장도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카드 역시 2006년부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카드 시장 점유율은 45.8%(2020년)로 2위인 중국 국영 인터넷정보기업 중국전자정보산업그룹(CEC) 산하 화다반도체(17.8%)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결국 1위 하려면…퀄컴·소니 잡아야=다만 DDI, 스마트카드 1위는 고 이건희 회장 시절 달성한 유산이고 시장 규모가 시스템온칩(SoC)이나 이미지센서(CIS)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과제를 남기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2억 화소 초미세픽셀 이미지센서 아이소셀로 구현한 대형 고양이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CIS 시장 1위 업체는 소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점유율은 43.5%였다. 삼성전자는 18.1%로 2위를 기록했다. 다만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CIS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7% 성장한 219억달러로 예상되며 소니가 39.1%, 삼성이 24.9%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큰 주요 SoC 중 하나인 스마트폰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위는 퀄컴으로 37.7%의 시장을 점하고 있으며 미디어텍(26.3%), 애플(26.0%)이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는 6.6%로 4위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AP 엑시노스2200. [삼성전자 제공]

8000여 종의 제품으로 구성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5년 메모리반도체(2205억달러)의 2배가 넘는 477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선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분야다.

▶아직 8년 남았다…450조원 대규모 투자=1위와의 격차는 벌어져 있지만 삼성전자는 그 간격을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CIS 시장에서는 ‘아이소셀’ 브랜드를 출시하고 초미세픽셀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에는 소니보다 먼저 1억800만화소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고 지난해 9월에도 업계 최초 2억화소 이미지센서를 선보였다. 2억화소 이미지센서는 양산에 들어가 올해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될 전망이다. 최근엔 뉴스룸을 통해 2억화소 이미지센서로 촬영한 초대형 고양이 인쇄물 제작 과정이 공개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억화소 양산을 통해 점유율 격차를 좁혀나간다는 계획이다.

2011년 자체 브랜드인 엑시노스를 출시하며 퀄컴에 도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엑시노스2200의 성능 문제를 극복하고자 절치부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시스템LSI사업부와 DX(디바이스경험)부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AP 개발이 이뤄질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간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핵심이 되는 건 고성능·저전력AP와 고화질 이미지센서의 경쟁력 확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용 부회장은 투자와 관련해 “목숨걸고 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고 ‘반도체 초강대국 육성’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언급하며 인재 양성에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도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카이스트에서 강연하며 인재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5개년 투자계획을 진행하고도 비전 2030 로드맵의 3년이 더 남는다. 이후엔 추가 투자와 협업이 관건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유럽 출장에서 독일 지멘스를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멘스는 인텔에 SoC 설계·제작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에 AMD와 협업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되고 자체 기술뿐 아니라 외부 기술도 협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시스템LSI와 MX의 협업을 통한 신규 AP의 개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