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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11년 만에 올해 물가 전망 4%대 제시 유력
경제성장률 전망, 3.1%→2%대 후반 하향 조정할 듯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수정해 2011년이후 11년 만에 4%대로 제시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5.4%로 2008년 8월(5.6%)이후 13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기존 전망치인 2.2%는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가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 수요가 회복하면서 석유류와 가공식품, 외식 가격이 당분간 전방위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1%에서 2%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이런 내용의 경제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2022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2.2%는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유가·곡물가격 급등 등 정부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물가는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3.6%, 2월 3.7%에서 3월 4.1%로 뛰어오르며 4%선을 돌파했다. 4월에는 4.8%로 상승 폭을 더 키웠고, 5월에는 5.4%로 5%선마저 넘어섰다.

5월까지의 전년 누계비 물가 상승률은 벌써 4.3%다. 남은 기간 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지 않는 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4%를 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다.

게다가 5%대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6월이나 7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6%대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내외 기관들도 속속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기존 1.7%였던 전망치를 지난달 4.2%로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1%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4월 4.0%로 상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작년 12월 내놓은 전망치 2.1%를 유지 중이지만 이번 주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 이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부도 새 경제전망에서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4%대 초중반 수치를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매년 말과 6∼7월 무렵 등 1년에 두 차례 다음 해나 그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취업자 수,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전망을 한다.

정부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제시한 것은 2011년 말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그 해 물가 상승률을 4.0%로 내다본 게 마지막이다. 이번 경제전망에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4%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4%대 초중반을 제시하려면 직전 전망치(2.2%)보다 2%포인트가량 상향 조정해야 한다. 통상 직전 전망치 대비 1%포인트 이내 수준으로 조정해 새 전망치를 발표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상향 조정이다.

정부는 올해처럼 유가 급등으로 고물가가 덮쳤던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그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제시했다. 직전 전망 3.0%보다 1.5%포인트 올린 것인데, 올해는 그보다 더 큰 폭의 수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제시한 3.1%에서 소폭 낮춰 2%대 후반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와 설비·건설투자 하락으로 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3.0%에서 2.7%로, KDI는 3.0%에서 2.8%로 각각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IMF는 3.0%에서 2.5%로 내렸고, OECD도 3.0%였던 전망치를 이번 주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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