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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 2만원 아까워 죽겠다” 넷플릭스 얼마나 식상하면 이런 일이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직장인 허성민(34·가명) 씨는 최근 계정 공유 플랫폼 서비스에 가입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3가지를 구독하고 있었는데 요금 인상 부담을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허 씨는 “플랫폼이 알아서 공유할 사람을 매칭해주고 매달 정산도 꼬박꼬박 해준다”며 “계정 등록 후 OTT 구독료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부터 시작된 ‘동영상스트리밍플랫폼(OTT) 요금 인상 바람’에 때아닌 반사 효과를 누리는 업체들이 있다. 바로 계정 공유 매칭 서비스다. 소정의 수수료로 이용자간 매칭을 중개, 다수의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 지출을 절감시킨다는 평가다. 월 2만원 내외로 국내 5대 OTT를 전부 시청하는 것도 가능,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정 공유 서비스 '피클플러스'에서 추가할 수 있는 OTT 서비스들 [피클플러스 갈무리]

31일 계정 공유 서비스 ‘피클플러스’에 따르면, 매주 계정 매칭 횟수는 약 5000~7000명에 달한다. 피클플러스는 국내 주요 OTT 서비스의 계정 공유를 중개하고 있다. 4인용 넷플릭스 프리미엄 구독 계정을 등록하면, 피클플러스가 나머지 3명의 파티원을 구해주는 방식이다. 계정 주인인 파티장은 수수료 절감 혜택을 받는다. 올 초 20만명 가량의 고객을 모집했다. 이석준 피클플러스 대표는 “지난해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론칭 후 이용자수가 크게 늘었다”며 “올 들어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OTT 업계는 요금 인상과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로 가입자 이탈을 겪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OTT 월 이용자수는 지난 1월 대비 11.3% 줄었다.

하지만 오히려 계정 공유 중개 서비스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구독료 부담이 늘면서 단돈 몇 천원이라도 줄이려는 이용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평균 정기 구독료로 4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디즈니플러스까지 보려는 한국인의 최후'라는 게시글. 국내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를 모두 구독하려는 이용자들의 지출을 비유해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다음 카페 캡처]

피클플러스의 경우, 월 1만9400원(파티장 기준)로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디즈니플러스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월 1만7000원인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 값으로 주요 5개 OTT 콘텐츠를 누리는 셈이다.

이용자들이 일일이 파티원을 구할 필요가 없고, 정산이 안전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계정 주인인 파티장은 매달 정해진 나머지 요금을 정산 받는다. 파티원이 중간에 구독을 해지하더라도 바로 다른 파티원이 매칭된다. 지난달에는 지인 초대 기능도 추가, 기존 지인끼리 공유하던 계정에 빈자리만 채우는 것도 가능해졌다.

한편, 앞서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관행에 대해 제한할 움직임을 보여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가족이 아닌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남미 일부 지역에서 약 3800원을 내면 최대 2명까지 계정 추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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