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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선 참패 민주당 ‘백가쟁명’ 책임론…핵심은 ‘당권’ [종합]
민주당 내 ‘이재명 책임론’ 비등
차기 당권 두고 계파 대결 노골화
8월 전당대회 앞두고 당권 경쟁
차기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
친이재명계-친문재인계-86그룹 등
당내 잠재 계파균열 지선 참패후 비등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시행된 1일 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6·1 지방선거(지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내 ‘책임론 후폭풍’이 거세다. ‘대선 패배 평가’를 지선 이후로 미뤘던 민주당 내에선 오는 8월 전당대회 전까지 당 운영을 맡을 새로운 비대위원회 구성부터 대선 평가, 책임질 인사 판별 등을 고리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 앞’이란 당위로 가라앉아 있던 당내 균열이 지선 참패를 계기로 백가쟁명 양상으로 뿜어져 나올 태세다.

민주당의 지선 참패가 명확해지자 가장 먼저 민주당 지도부 등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은 인사는 이원욱 의원이다. 이 의원은 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이 말에 내 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명 살고 다 죽었다.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 쇄신은 책임이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자생당사(自生黨死·자신은 살고 당은 죽는다)”라고 썼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계양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나머지 인사는 모두 패배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친문계 의원들의 비판도 쇄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우리는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하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같았고,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참패로 결말이 났다”며 “그 원인 분석은 어렵지 않다. ‘졌잘싸’로 대선 패배의 민심을 오판하고 호도한 채 패자가 승자처럼 행동한 데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다. 사심과 사욕이 아닌 당내 민주주의와 공적 책임감을 부활시키는 것이 선당후사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친문 인사 강병원 의원 역시 “‘졌잘싸’라는 상식과 동떨어진 자의적 평가 속에 대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마땅할 분들의 출마로 국민께 또다시 실망을 드렸다”며 “이번에도 당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더는 기회가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춘 정당, 다양한 의견이 펼쳐지는 민주적인 정당, 추상같은 국민의 질책에 응답하는 건강한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대통령선거를 지고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며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어뒀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꼬집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이 위원장과 당 지도부를 향해 맹비판을 꺼내놓는 이유는 차기 당권 때문이란 관측이 크다. 특히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홍근 원내대표가 차기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또 한 번의 파열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의모임(더민초)이 ‘긴급 의원총회’를 당장 2일에라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역시 차기 비대위원장에 대한 견제 차원이란 분석이 크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3번의 선거를 연속으로 패배함으로써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가장 시급하게 대선·지선 결과 및 지난 5년 민주당의 모습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이재명 위원장도 ‘더민초’에 가입하느냐는 질문에 “초선이 됐으니 더민초 회원이 되는 것이고, 회의에 같이 참여해서 논의할 수 있다. 우리 평가에 있어 하나의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성역 없이 허심탄회하게 평가 내지는 비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대해 ‘책임’을 언급하는 것은 차기 당권에 도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지선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기에 선거에 대한 최종 책임 역시 이 위원장이 져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장 책임론의 배경이다. 다만 경기도지사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는 점은 이 위원장 책임론을 다소나마 가볍게 만드는 배경이 된다.

특히 차기 당 대표의 경우 오는 2024년 4월 치러질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2024년 전까지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만큼 통상 2년인 당 대표의 임기가 지켜질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지선 참패 직후부터 당 지도부 및 이 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5곳에서만 이겨, 지선에서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12곳에서 승리했다. 지난 2018년 지선에선 민주 14곳, 국민의힘(자유한국당) 2곳, 무소속 1곳 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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