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한국문화원 제공]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스페인 방송에서 '김치'를 과제로 둔 예능 프로그램이 동시간대 시청률 14.3%를 찍는 등 호응도가 높았다고 스페인한국문화원이 2일 소개했다.

현지 공영방송 RTVE의 채널 '라 우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요리 경연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에스파냐'에서 경연자들에게 도전 과제로 '김치'를 제시했다.

'마스터셰프' 시리즈는 10년간 방송되고 있는 고정팬층이 두터운 프로그램이다.

심사위원은 미슐랭 스타 셰프인 조르디 크루즈였다. 그는 "김치는 한국 고유 발효음식이자 영양학적으로, 활용도로 높은 가치를 갖는 음식"이라며 '김치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재탄생시켜보라'는 과제를 내놓았다. 몇몇 참가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으나 곧장 요리 도구를 들었다.

이날 과제를 풀기 위해 스페인 전역에서 수만명의 경쟁을 뚫고 경연에 나선 참가자 9명이 연구를 거듭했다.

[스페인한국문화원 제공]

그 결과 독특한 방식의 김치 요리가 다수 등장했다. 김치 다짐, 김치 볶음부터 김치의 젤리화, 밀폐된 비닐봉지에 담긴 음식물을 미지근한 물 속에 오랜 시간 데우는 '수비드' 조리법도 시도될 정도였다.

우승은 '김치 롤'이 차지했다. 스페인 국민이 좋아하는 페이스트리 생지와 김치를 함께 어울리게 한 요리였다.

심사위원들은 이 요리를 놓고 "슈퍼푸드인 김치를 아주 잘 살린 요리"라며 "다른 채소와 김치의 조화로움을 훌륭히 끌어낸 흠 잡을 데 없는 요리"라고 호평했다.

[스페인한국문화원 제공]

이 밖에 창의적 이름의 요리도 등장했다. '피에스타 델 김치'(김치 축제), '플로르 데 김치'(김치 꽃) 등이다.

오지훈 스페인 한국문화원장은 "김치 종주국으로 한국 위상을 스페인 국민에게 알리고, 건강한 발효 음식인 김치의 가치도 효과적으로 홍보했다"며 "김치와 현지 음식의 조화, 김치 요리의 현지화 등을 통해 스페인 내 김치의 활용도와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