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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쉴틈 없는 이재용의 ‘반도체 외교’...더욱 힘 받는 ‘총수 리더십’ [비즈360]
이재용 부회장, 전날 인텔 CEO와 주요 사업 논의
메모리반도체·완제품 분야 협력 다각적 진행 중
삼성, 美 인텔과 파운드리 경쟁…미묘한 긴장감도
7월 ‘앨런&코 콘퍼런스’ 통한 M&A 논의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공장 시찰을 안내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미 정상회담을 직접 보좌하며 양국의 ‘반도체 동맹’ 연결고리 역할에 나선 데 이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까지 만나 민간 차원의 글로벌 반도체 협력 보폭까지 넓히고 있다. 한껏 무르익은 양국 반도체 사업의 속도를 더욱 올리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총수로서 이재용 부회장의 적극적인 리더십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 부회장는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만나 두 기업간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하고 베트남을 거친 겔싱어 CEO는 지난 주말께 한국에 입국해 이날 이 부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PC·모바일 분야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삼성과 인텔이 반도체 기술과 완제품 측면 모두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와 중앙처리장치(CPU) 글로벌 최강자인 인텔은 기술적으로 서로의 제품을 필요로 한다. 삼성전자가 DDR5(PC와 서버용), LPDDR6(모바일 기기)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할 때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의 호환성이 중요한데, 인텔은 해당 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위해 업계 최초로 개발 중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D램 기술 역시 인텔의 데이터센터 등과 협력 속에 확대 중이다.

지난해 11월 22일(현지시간)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파운드리 부문의 경우 인텔이 지난해 3월 관련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고, 이 부회장이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협력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이 주력 제품인 CPU를 자체 생산하더라도, 10나노 이하 나머지 칩셋 등 제품은 삼성전자와 TSMC 등에 위탁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번 삼성과 인텔의 면담을 통해 두 회사의 협력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 영향력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삼성의 사업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스템반도체를 더 키우려고 하는 삼성과 더 높은 수준의 파운드리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인텔이 만나 상호 보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인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하면서, 7월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에 참석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 콘퍼런스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뉴스코퍼레이션, 타임워너 등 글로벌 미디어와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이 참석해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도 불린다.

이 부회장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넘게 해당 콘퍼런스에 참석해 쌓은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삼성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2017년부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초 삼성이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대형 인수합병(M&A)이 끊긴 것도 이 부회장이 관련 경영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와 M&A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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