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중국의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웨이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성희롱 요소가 포함된 삽화가 실려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특정 교과서 삽화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뒤 우후죽순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들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된 삽화는 대머리의 중년 남성을 연상시키는 외양의 남학생이 여학우를 뒤에서 끌어 안으며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상단 사진 좌측), 뒤에서 치마자락을 들추려는 듯 잡아당기는 장면(상단 사진 우측) 등이다. 병아리에게 먹이를 주는 남자 아이의 신체 특정부위를 강조한 노골적인 삽화(하단 사진) 등 상식을 뛰어넘는 수위 일색이다.

논란이 된 중국의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웨이보]

논란이 된 중국의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웨이보]

해당 교과서는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출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출판사는 성명을 통해 "교과서 삽화와 표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화풍을 개선하고 예술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적 역할을 충분히 담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 교육 당국도 개입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28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직을 구성해 초등·중학교 교과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심사를 지시했다.

논란이 된 중국의 초등학교 출판사에서 낸 성명. [웨이보]

출판사와 당국의 개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교과서 속 삽화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잘못 그리는 등 불량 실태가 계속해서 추가로 드러나면서, 중국인의 애국심에도 생채기를 남긴 것.

이번 사태로 충격을 받은 것은 중국 보수 논객들 역시 마찬가지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교과서 삽화 문제는 누가 보더라도 분개할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 삽화들은 도덕적으로든, 문화 정체성적으로든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교과서는 진리, 국가, 영혼을 담아 글자 한 자 그림 하나가 정교해야 한다. 높은 기준과 엄격한 요구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