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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군, 시속 88㎞ 전기자전거로 ‘쏘고 달아나기’…“전술 새 시대”
바이크업체 엘릭, 대량생산해 전장 배치
내연기관 대비 소음 ↓ 열화상에도 안 잡혀
델파스트 제공 자전거엔 대전차 무기 실어
뉴질랜드·호주·노르웨이도 자전거 시험
러軍 탱크 1천대 등 큰 손실에도 장비 우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과 전쟁에서 정찰, 지뢰 제거, 저격 임무를 위해 전기자전거를 사용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리 없이 빠르게 이동해 적을 공격하고 유유히 빠져 나올 수 있어 전장 전술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병사가 전기자전거업체 엘릭이 만든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엘릭 제공]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군이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정찰, 저격, 지뢰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능력 때문에 이 전기자전거가 전장 전술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기자전거업체 엘릭이 전쟁 초기 자국군에 전기자전거 몇 대를 제공한 뒤 전장 배치를 위해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88㎞다. 내연기관과 달리 조용하고 열화상 시스템에 잡히지 않을 수 있어 적진 침투, 공격 회피가 용이하다. 무게는 약 63㎏이다. 오토바이에 비해 가볍지만 무거운 짐도 실을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군이 말라야전투에서 페달구동식 자전거로 영국군을 제압한 ‘자전거 전격전’을 거론하며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한 영상엔 무장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전기자전거를 타고 차량만큼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기자전거업체 엘릭이 만들어 자국군에 공급하고 있는 전기자전거. [엘릭 제공]

이 자전거엔 험로 주행엔 불필요한 거울이나 방향지시등이 없다. 타이어는 숲 지형에 유용하도록 꽤 두꺼운 걸 달았다. 배터리 제어 시스템을 설치했고, 병사들이 기기를 충전하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220V 전원 콘센트를 넣었다. 뒷바퀴엔 작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달고 색상은 군용에 맞게 녹색이다.

엘릭 외에도 우크라이나군에 전기자전거를 제공한 곳이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업체 델파스트의 설립자 대니얼 톤코피는 자전거를 기증했다고 최근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게시글엔 우크라이나군이 자전거를 러시아 장갑차를 목표로 하는 데 쓸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대전차 무기를 실은 자전거 사진도 달렸다.

자유유럽방송(FRE)은 전기자전거가 ‘쏘고 달아나기’를 위해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대기할 수 있고, 차량이 따라올 수 없는 숲길을 통과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병사가 전술의 새 시대로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WP는 전기자전거를 군의 임무수행에 투입하는 건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공군이 정찰·감시를 위해 현지에서 제작한 자전거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 호주군도 전기자전거 테스트에 자금을 지원 중이다. 노르웨이에선 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을 순찰하는 군이 전기자전거를 써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이제까지 탱크 약 1000대, 포 350개, 헬리콥터 50대가량을 잃은 것으로 추산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막대한 손실에도 전쟁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 장비, 무기 등 자산의 수에서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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