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무위원 인선 마무리
최종 임명땐 장관 18명 중 女 5명
‘남성편중’ 인사 지적에 방향 전환
“검증 범위안에서 여성 기용 의미”
세종청사서 첫 정식 국무회의도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지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약학대학 학장을 발탁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지시한 ‘잔여내각 여성 우선 고려’ 방침이 작용한 것이다. 기존 ‘서오남·서육남(서울·5060·남성)’ 등으로 대표되는 ‘능력주의’ 중심의 인선 기조에서 선회한 것이란 평가다.
대통령실은 26일 오전 언론공지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잔여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1965년생 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인 박순애 후보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대통령실은 박 후보자에 대해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김승희 후보자는 1954년생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제20대 국회의원 등을 거쳤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에 대해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로 지난 20대 총선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며 “김 내정자의 경륜과 전문성이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공석이던 교육부와 복지부 장관이 여성으로 채워지게 되면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서 여성 비율은 28%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 기준으로 전체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 뿐(16%)이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교육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여성인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의장단 접견·만찬에서 ‘젠더 갈등’에 유감을 표한 김상희 부의장의 지적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는 전언이다. 앞서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새 정부 내각이 지나치게 남성에 편중돼있다는 외신기자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일정한 업무수행능력이나 (인사 검증) 범위 안에 들어온다면 ‘가급적’ 여성을 쓰겠다는 의미”라며 “‘무조건 여성을 찾아와라’는 지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생각은 국민소통관 출입기자만 해도 약 40% 이상이 여성이고 각종 고시 출신들도 (비슷한 상황인데), 그렇다고 갑자기 과장급을 차관 시킬 수는 없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이라는 취지”라며 “‘지금 이분(여성)들이 쑥쑥 자라고 있으니 내 임기 후반쯤 가면 이런 얘기 나올 일도 없을 거다’(라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정식 국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교육부·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부처 장관들이 모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열리는 첫 국무회의다. 첫 국무회의도 세종시 국무회의장에서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도 자주 세종시에서 국무위원들과 수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상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 1년 배제 등의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설치를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동시에 최근 빈발하는 물류창고 화재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방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는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 이것이 새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의 가치”라며 “지방시대는 인구절벽의 해법이기도 한 만큼 중장기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 균형발전에 대한 비전과 안목을 (가지고) 한덕수 총리님을 중심으로 국무위원들께서 원팀이 돼 국가 전체를 바라보고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강문규·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