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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만 투자한다고?” 삼성·현대차·롯데·한화 국내에 보따리 푼 이유가…
기업인들,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화답한 듯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재편…경제안보 지원 필요
투자 실행율 높이기 위한 규제완화·법인세 인하 등 지원 이뤄져야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 종료 이후 삼성·현대차·롯데·한화 등 주요 그룹이 총 600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의 민관합동 기반 규제완화 기조에 발맞추는 동시에, 최근 미국 중심 투자 발표 후 국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 3월부터 6개 경제단체장과 만나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10일에는 윤 대통령 취임 만찬에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경제계 단체장 등을 초청해 기업인과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대통령 취임식 만찬에 주요 그룹 총수들이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만찬에 이어 25일 5대 그룹 총수는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중소기업중앙회 출범 60주년 기념 행사에도 참석해 윤 대통령과 기업인은 새 정부 초기부터 끈끈한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무르익는 민관합동 관계 속 윤 대통령과 기업인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 한층 두터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 중이란 평가가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움직임에 따라 재계 역시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투자할 자금이 충분히 있으니, 관련 경영 환경을 정부가 지원해 달라는 신호 차원에서 대규모 발표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에 투자 확대로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실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인플레이션 우려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미국 통화정책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이 모두 장기화될 경우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1.4%포인트, 수출 증가율은 5.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새롭게 하면서, 공급망 이슈 등 거시적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을 재편하는 과정이 수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중 미국 본토 투자 확대 발표에 이어 국내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국내 투자에 힘써 고용 증가와 경제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실제 이번 그룹 투자 계획 대부분이 국내에 집중됐다. 삼성은 5년간 450조원 중 80%를 국내에 투입하고 현대차는 2025년까지 63조원 전액을 국내에 쏟아붓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조지아 주에 6초3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합]

향후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국내 기업인들과 만나 기업 경영이 곧 ‘경제 안보’의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법인세를 낮추는 등 기업들에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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