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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 1세대’ 구자학 아워홈 회장 별세
럭키 대표때 ‘페리오 치약’ 개발
기술력 중시 항상 ‘최초’의 길
2000년 아워홈 설립 식품 도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이자 아워홈을 설립한 구자학(사진) 아워홈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0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여느 ‘산업 1세대’들 처럼 ‘사업보국’의 일념 하나로 산업 불모지를 개척했다. 그의 ‘보국’에 대한 신념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6·25에 참전해 무공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에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등 다수의 훈장을 받았다.

소령으로 전역한 후에도 1960년 한일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1973년 호텔신라 사장, 1980년 럭키(현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1989년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회장, 1995년 LG건설(현 GS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분야를 막론하고 ‘사업보국’을 몸소 실천했다.

특히 고인은 기술력을 중시하며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늘 ‘최초’의 수식어가 따라왔다. 럭키 대표이사 시절에는 처음으로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다. 금성일렉트론 회장 때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물론 고인이 지난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할 때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화학, 전자, 반도체, 건설 등 핵심 산업에서 기반을 다진 경영자가 LG유통에서도 가장 작은 아워홈 사업부만 가지고 독립했으니,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고인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은퇴하면 경기도 양평에 작은 식당 하나 차리는게 꿈”이라는 고인의 소박한 꿈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워홈 역시 고인이 경영을 시작한 이후 2125억원이던 매출이 1조7408억원으로 8배 성장하며 식품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에서 식품, 외식, 기내식, 호텔운영업 등으로 확장됐다. 고인이 지병으로 와병에 들기 전에 “양평의 작은 식당이 너무 커져버렸다”며 “그동안 같이 고생한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정도로 고인의 손을 탄 아워홈은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종합식품기업이 됐다.

고인은 올초 지병이 악화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폐렴 증상이 위중해지면서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장례식은 당초 맏상주인 구 전 부회장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려고 했지만, 고인이 아워홈의 창업주이자 현직 회장임을 고려해 회사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유족은 부인인 이숙희 여사(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둘째딸)과 장남인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차녀 구명진과 사위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은 15일, 장지는 경기도 광주공원묘. 02) 3010-2000.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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