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두 자릿수 인상
임금교섭 한 달 만에 이례적 조기 타결
중흥그룹 인수 후 빠른 조직 안정화 기대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오른쪽)와 심상철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11일 임금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대우건설은 노사가 지난 11일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10%에 최종 합의하고 임금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중흥그룹이 인수 당시 약속한 ‘직원 처우개선’을 이행한 첫 번째 조치로, 두 자릿수 임금인상률은 대우건설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우건설 노사는 특히 동종사 대비 임금경쟁력·채용경쟁력 강화를 고려해 하후상박(下厚上薄, 아랫사람에게 후하고 윗사람에게 박함) 개념을 적용해 직급별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이 5000만원을 상회하게 된다.
이번 임금 협상 과정을 통해 대우건설 인수 조건으로 임직원 처우 개선을 내건 중흥그룹의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중흥그룹은 올해 초 인수단계에서 대우건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원 임금을 3년 내 업계 상위 3개사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상생협약서 상에 명시하고 노동조합과 이를 체결한 바 있다.
임금교섭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협상이 조기 타결된 점도 이례적이다. 중흥그룹 인수 전인 2021년에는 8월 중순, 2020년에는 12월 말에야 교섭이 종결됐고 그 과정에서 교섭결렬로 인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까지 거치는 등 매년 협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조기에 임금교섭이 마무리됨에 따라 중흥그룹 인수 후 빠른 조직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 노사는 ‘현장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다양한 현장근무자 처우개선에도 합의했다. 국내외 현장수당을 직급별로 월 21만원에서 최대 29만원까지 인상하는 내용과 현장근무자 인사평가 및 승진에 대한 우대 등도 이번 합의문에 담겼다.
아울러 전 직원에게 올해부터 2년에 걸쳐 총 2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지난해 60만원이었던 복지포인트를 올해 100만원으로 인상하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동조합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산업은행 체제에서 5년 연속 임금이 동결되는 등 합리적이지 못한 처우로 인해 직원의 사기와 회사의 경쟁력이 저하됐다”며 “이번 임금 인상과 현장근무자 처우개선을 통해 직원의 긍지와 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임금 협상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대내외 우려를 불식시켰다”면서 “향후 회사의 실적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임직원 처우개선을 위해 노사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