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소재 바이오공장 전경.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친환경 플라스틱 PHA를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등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CJ제일제당은 11일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팩트)’를 론칭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PHACT는 PHA와 ‘행동’을 뜻하는 ACT를 합친 단어로, ‘PHA를 기반으로 친환경 생분해 소재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CJ제일제당의 의지를 담았다. CJ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를 통해 생분해 소재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처럼 CJ가 PHACT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최근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소재 바이오 공장은 이날부터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비결정형 aPHA를 연간 5000t 규모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반결정형 scPHA 역시 생산 라인 착공에 도입, 오는 2025년에는 PHA 생산 규모를 연간 6만5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CJ는 상업성이 높은 aPHA와 scPHA 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됐다. 현재 CJ제일제당 외에 PHA 양산이 가능한 대니머 사이언티픽(미국), 카네카(일본) 등은 scPHA만 만들 수 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바이오 원료로 만들고 바닷물에서 100% 생분해되다 보니 원재료는 물론, 제품 생산 과정 및 분해까지 모두 친환경적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해양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CJ가 대량생산에 성공한 aPHA 제품은 고무와 비슷하게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포장재나 비닐 봉투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결정형(cPHA)이나 반결정형(scPHA) 제품은 딱딱한 물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지는데, aPHA와 혼합하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PHA를 단일 소재가 아닌, 이른바 ‘플랫폼’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해 5조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16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국들이 석유화학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원료 사용을 유도하는 규제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코카콜라와 펩시코 등 글로벌 기업들도 수년 내 기존 포장재를 생분해나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본생산 전부터 5000t 이상의 계약이 성사될 정도로 PHA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됐다”며 “전 세계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