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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시간째 집에 못 갔다, 끔찍” 안 잡히는 카카오택시, 나만 그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민하(30) 씨는 최근 ‘불금’ 귀갓길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30분이 넘도록 택시가 잡히지 않아 결국 친구들과 맥주를 한잔 더 하며 계속해서 호출앱을 눌렀다. 그가 택시를 잡은 시간은 새벽 3시경. 무려 3시간 동안 집에 못 간 셈이다. 최 씨는 “우티, 타다는 물론 카카오택시도 잡기가 힘들다”며 “공정위가 카카오택시에 칼을 빼들었다는데, 그럴 때가 아니라 지금은 택시 운행량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고 분개했다.

택시호출앱 1위 카카오택시도 잡기 힘든 요즘이다. 거리두기 해제에 심야 시간 택시 수요량은 폭증했지만, 이를 감당할 택시가 없다. 공급을 늘려 불균형을 해소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할증 시간을 당길 뿐 아니라 규제 완화를 위해 심야 피크타임 택시 기사를 늘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는 오는 9일부터 시내버스 막차를 1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지하철도 내달 중 심야 연장 운행을 재개한다. 오후 10시 전후부터 시작되는 극심한 ‘택시 대란’을 완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요즘 밤거리는 말 그대로 전쟁터다. 귀갓길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은 넘치는데 택시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이면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이 넘친다. 심야 버스, 지하철 막차는 만원이기 일쑤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18일 자정을 넘긴 시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빈 택시를 향해 모여들고 있다. [연합]

카카오모빌리티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거리두기 시행 후 3주간(4월 4일~24일) 서울 택시 호출량은 전년동기대비 210%(3.1배) 늘었다. 코로나 초기인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07%(약 5배) 증가했따. 특히, 심야 피크(오후 10시~익일 오전 2시)가 압도적이다. 서울 심야 호출량은 지난해 위드 코로나 시행 직후보다 28% 늘었다.

그런데 심야 운행 택시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개인택시 기사는 1.1%, 법인 택시 기사는 무려 14.6% 줄었다. 택시 기사들의 심야 시간 기피 현상이 두드러짐을 보여준다.

그나마 잘 잡히던 카카오택시도 이번 택시대란에선 무용지물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날선 공방 중이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고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반면, 카카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가맹택시의 경우 일반택시와 달리 도착지를 공개하지 않고 자동 배차를 하고 있어 콜 수락률이 높은 측면이 있다. 오히려 승차거부를 방지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정작 이용자는 카카오택시 제재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제재보다는 택시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기도 광교에 거주하는 김 모(32) 씨는 “해외에서는 우버 등으로 일반인도 카풀을 할 수 있는데 왜 국내는 안되는지 모르겠다”며 “택시 기사들이 심야운전을 기피한다면 그 시간에만 일반인 카풀을 허용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냐”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포함한 플랫폼 업계도 할증 시간 늘리기 등 당근책을 제시하며 택시 공급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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