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예대금리차 月공시…‘평균의 함정’ 낳나
새로운 공시, 예대마진 축소 초점
은행들 상대적 고금리 대출 줄일듯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앞으로 은행들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월마다 공시된다. 은행들의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을 가늠해볼 수 있고, 은행마다 직관적인 금리차 비교가 되는 만큼 시행 초기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소비자가 지표를 활용해 대출을 받는 등의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저조한 이들의 대출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예대금리차 공시 개편, 소비자 효용〈예대마진 축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는 윤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예고했던 은행권의 예대금리 공시 개선 방안이 나왔다. 공시 개편안에는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공시 형태로 공개하고, 공시 주기를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편 공시제도는 은행연합회를 통해 진행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위 측에서도 은행연합회에 월단위 공시가 가능하냐고 문의했고, 은행연합회는 이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상황이다.

현재 은행들은 분기 보고서를 통해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를 개별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만 동시에 은행연합회를 통해서도 은행별·상품별 예금·대출 상품 금리를 단순 나열 형태로 공시하고 있다.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는 평균으로 제공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월 취급된 평균 대출금리와 평균 수신금리의 차를 공시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공시제도 개편이 금융소비자가 이를 상품 선택에 활용하는 게 아닌 은행 예대금리 마진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례로 대출금리의 경우 은행 내부등급이나 우대금리 같은 요소가 실제 받는 금리에 영향을 미치므로, 소비자들은 평균적으로 예대마진이 적은 금융사보다는 대출 비교 플랫폼 등에서 자신에게 가장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사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중·저신용자, 1금융권 배제 심해지나

다만 공시제도 개편이 은행들의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이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대출금리가 높아 평균을 올리는 중·저신용자의 대출기회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마디로 ‘평균의 함정’으로 인해 시중은행을 이용하고자 하는 중·저신용자의 입지가 좁아지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평균으로 대출 금리를 산출하는 방향이 유력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줄이고자 한다면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취급되는 대출을 축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저신용자는 금리 인상과 법정 최대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대출 환경이 한층 악화된 상황이다. 오태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신용대출의 원가비용이 불가피하게 증가한다”며 “대출 영업의 평균 원가 금리가 19%라면 공급을 지속하겠지만, 최고금리를 넘어서게 되면 더는 이익을 남길 수 없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중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어 “대출을 중단하는 업체가 많아지면 저신용 계층의 민간금융 배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예대마진)는 1.76%포인트로 2월(1.81%)보다 0.05%포인트 축소됐다. 하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예대금리차가 3년 만의 최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총수신 금리(0.96%)가 0.03%포인트 오른 데 비해 총대출 금리(3.28%)가 0.08%포인트 올라 예대마진(2.32%포인트)이 0.05%포인트 확대됐다.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