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선물로 준 풍산개

국가귀속이라 인수인계 대상

文대통령, 尹당선인 회동 때 ‘담판’

文대통령 반려견 곰이·송강이, 먼저 양산 입주…인수인계 대신 ‘위탁관리’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아 키우고 있는 곰이(왼쪽)과 송강이. [청와대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인수인계 여부로 관심을 끌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 곰이·송강이가 문 대통령을 따라 양산으로 내려가게 됐다. 곰이·송강이는 이르면 이번 주말 양산 사저로 거처를 옮겨, 퇴임하는 10일 문 대통령 부부를 맞게 됐다.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곰이·송강이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인수인계 하지 않고 위탁관리 방식으로 계속 키우게 됐다(본지 3월 23일자, 文 반려견 곰이·송강이, 尹이 받을까..北선물 풍산개, 인계 대상 참고). 위탁받아 키우는 것이라 소유주는 여전히 국가다. 대통령 참모들은 위탁 관리를 위한 마무리 서류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참모들은 문 대통령 퇴임 전 반려견들을 사저로 먼저 옮길 계획이다.

곰이·송강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에 준 선물이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받은 선물은 신고해야 되고,신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된다. 곰이·송강이가 인수인계 대상이 된 이유다.

곰이·송강이를 문 대통령이 계속 키우게 된 데는 본인이 직접 나서 윤 당선인과 ‘합의’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8일 진행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서 반려견 인수인계 문제는 산적한 현안을 풀어갈 부드러운 주제였고, 합의를 봐야 될 주요 ‘의제’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준 거라 당선인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위탁해서 키워도 되겠느냐”고 했고, 윤 당선인은 주인이 바뀌면 환경 적응이 어려 것이다. 계속 키우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참모들은 회동 직후 위탁 관리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문 대통령의 애정은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마루뿐 아니라 반려묘 ‘찡찡’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입양한 유기견 ‘토리’도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SNS를 통해 원래 키우던 마루와 송강이 사이에서 새끼 7마리 출산 사실을 공개한 뒤 “7마리나 되니 이름 짓기가 쉽지 않다"며 이름을 공모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직접 젖병을 물려 새끼들을 돌보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에도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당시 비서진에게 반려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종이와 펜을 요청한 뒤, 당시 키우던 유기견으로 떠돌던 ‘지순이’에 대한 얘기를 빼곡히 적어 블로그에 올린 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글에서 원래 키우던 반려견 마루와 유기견 ‘지순이’의 사랑을 언급한 뒤 “유기견 ‘지순’의 번식을 보면 그 새끼들이 또 어떻게 번식해갈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러고 보면 세상에 귀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 유기견 ‘지순’과 그 새끼들을 통해 생명의 귀중함과 인연의 불가사의함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