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남관계의 대전환 2018’ 화보 발행
“판문점 수뇌 상봉 뒤 南 ‘김정은 열풍’”
작년 정상외교 화첩 文대통령 사진 없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일주일여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화첩을 발행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화첩은 ‘북남관계의 대전환 2018’이란 제목으로 평양출판사가 지난달 30일 인쇄해 2일 발행했다.
화첩은 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면서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힌 2018년 신년사부터 시작해 문 대통령과의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5월 판문점 정상회담, 9월 평양정상회담 등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순간을 담았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와 함께 백두산 천지를 찾은 장면에 대해서는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이라고 표현했다.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도 기록으로 남겼다.
또 2018년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방북 등 남북 특사단의 교차 방문과 남북예술단 공연 관련 사진도 실렸다.
화첩은 “주체 107(2018)년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장을 펼친 경애하는 원수님의 대용단으로 민족분열사상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온 민족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전례 없이 진행된 세 차례의 북남수뇌상봉과 회담은 북남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내외에 뚜렷이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뒤 남측에서 ‘김정은 열풍’이 불었다며 “남조선 각계층은 ‘김 위원장께서 남조선 대통령과 만나는 동안 내내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국제적 지도자로서의 세련된 모습을 노출했다’, ‘때로는 솔직하고 대담했으며 때로는 여유와 유머를 선보이기도 했다’, ‘호탕하고 호방한 성격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역시 화끈했다’고 격찬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화첩 발행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정부를 무시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공식대화도 거의 거부해왔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새롭게 긍정적으로 재평가한 것”이라며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고 북한 입장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화첩을 뒤늦게 서둘러 발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작년 5월에는 김 위원장이 활발한 정상외교에 나섰던 2018~2019년 활동 장면을 모은 화첩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발행했다.
당시 화첩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의 정상회담 사진은 담으면서 2019년 6·30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등 문 대통령의 사진은 1장도 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