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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상승률 만큼 금리 올리면 1000만원 이자비용 1.6억으로...부채뇌관 우려
지난해까지만 해도 0%대 제로금리 말했는데
이미 시중금리 무섭게 뛰어…주담대 6% 상회
시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가 연 3.420∼5.342% 수준 적용되는 18일 서울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은행권은 연말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소 2.00%까지 끌어올리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 상단도 7%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기미를 보이면서 가계부채 이자부담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 등락률 만큼 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1000만원이던 이자비용은 최대 1억6000만원까지 커질 수 있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5%다. 지난해 7월 0.5%에서 벌써 네 차례 올랐다. 부채부담이 벌써 3배가 늘어난 것이다. 현재 생산자물가가 8% 가량씩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 금리도 8%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7월 대비 부채부담은 16배가 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4% 정도를 가정해도 8배다. 지난해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8000만원에서 최대 1억6000만원을 내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달 21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4년간 한국은행을 이끌게 된 이창용 한은 신임 총재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신분으로 “인기는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 신호를 줘서 기대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폴 볼커’도 연일 회자되고 있다. 볼커 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980년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1%까지 올렸다. 이에 10%를 상회하던 미국 물가 상승률은 1983년 3%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10% 상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시중금리는 빠르게 뛰고 있다. 2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일제히 연 4%를 넘어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4.17%, KB국민은행은 4.10%, NH농협은행은 4.09%, 하나은행은 3.88%로 집계됐다. 신용점수가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들 역시 4% 금리를 적용받는다. 지난해 평균 2%대에 불과했던 금리가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 셈이다.

은행권 주담대 이자는 이미 6%를 돌파했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2.91~4.63%에서 지난 14일 기준 3.9~6.45%로 9개월 만에 상승폭이 최대 2%포인트에 육박했다.

금리에 영향을 받는 가계부채 규모는 최근 5년 동안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 빚)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과거엔 저물가·저금리 상태였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이제는 다르다. 10년만에 고물가에 들어섰고, 저금리 시대는 곧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한 국제기구 인사는 이와 관련 “지금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 현상이 끝나면 인플레이션도 일부 수그러들 수 있다는 분석 속에 나온 물가 전망”이라면서도 “그 믿음이 깨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어떤 세상이 펼치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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