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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文대통령, 박수 받으며 떠나고 ‘잊어진 존재’로 남으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 역사의 전면에서 퇴장한다. 문 대통령은 평소 퇴임 후 ‘잊어진 전직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뜻을 수시로 밝혀왔다. 최근 청와대 고별 기자간담회에서도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끄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며 그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내려가서 방문객들과 하루 한번 만나는 시간을 가졌는데,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란 말도 했다. 그만큼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박수 속에 떠나고 자신이 바라는 노후를 보내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다. 다만 그 여부는 남은 임기의 원만한 마무리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록 1주일 남짓한 시간이지만 주어진 과제는 그토록 무겁고 엄중하다는 의미다.

당장의 현안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이다. 원내 절대 의석의 민주당이 워낙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어 국회 통과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은 문 대통령 퇴임 전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결국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문 대통령의 결심만 남은 셈이다. 관련법 시행에 따른 문제점과 국론 분열 등의 후폭풍을 누구보다 문 대통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용인한다면 그 정치적 부담 때문에도 퇴임 후 삶 또한 결코 순탄할 수 없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기대한다.

퇴임 직전일인 5월 8일 석가탄신일 특별 사면도 신중한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정치적 이해에 따른 판단이 작용하면 문 대통령 역시 퇴임 후에도 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사면초가의 경제 상황을 고려한 기업인의 사면 복권 등은 전향적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순조롭고 잡음없는 윤석열 정부로의 권력 이양도 중요한 과제다. 대통령의 업적은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 빛은 후임 대통령이 계승 발전시키고, 그림자는 국정 운영의 반면교사로 삼으면 그만이다. 정권 교체기에 자신이 주도한 정책을 차기 정권이 부정한다고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 주변 인사들도 보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처신하기 바란다. “걸고넘어지면 물어버릴 것”같은 과격한 발언으로 차기 정권과 각을 세우는 것은 갈등과 분열만 증폭시킬 뿐이다. 의욕적으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는 의연함을 보이는 것이 결국 문 대통령을 위한 길이다. 청와대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그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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