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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이 문제가 아니다…한미 증시, 경기둔화 우려에 ‘털썩’
1분기 매출·이익 양호하지만
美긴축·中방역봉쇄 악재 겹쳐
2분기 이후 둔화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 “방어적 투자전략을”
123rf

[헤럴드경제=김우영·김현경 기자]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실적시즌이 정점에 달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의 먹구름이 잔뜩 끼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좀처럼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27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이 12조1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11조7760억원)을 웃도는 기록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2조8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16%) 늘었지만 컨센서스(3조5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업계 비수기인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대 이상의 실적에도 주가가 힘을 못 쓰는 건 다른 대형주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포스코 등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주들은 각각 시장 기대를 8%에서 최대 30%이상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최근 일주일 기준 모두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주들만이 간신히 어닝 서프라이즈 덕을 보고 있을 뿐이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약세는 고스란히 주가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도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액이 494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8% 늘었다고 밝혔다. 월가 컨센서스(490억달러)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하지만 주가는 3%이상 하락했다. 구글(알파벳)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지만 어닝 쇼크라고는 할 수 없는 준수한 실적에도 3%대 하락했다. 실적에 상관없이 주가가 빠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악재에 시장이 떨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한 달 간 이어온 상하이 봉쇄에 이어 베이징까지 틀어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공급망 우려는 한층 커졌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장기화되면서 물가 수준은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난 2월 말 본격화된만큼 1분기보다는 2분기 실적에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행보가 시장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자칫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늘의 실적이 좋더라도 앞날이 어둡다는 의미다.

GE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도 공급망 차질로 인한 실적 압박 우려로 가이던스가 예상치 하단을 기록하자 10% 이상 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역시 실적 호조에도 각각 전자상거래 성장 둔화와 향후 경제 전망 불확실성을 발표한 UPS와 3M이 3% 이상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장 극적인 기업은 넷플릭스로, 가입자 수 감소가 성장주로서의 한계로 받아들여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는 주가가 너무 높고 밸류에이션은 낮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리 수준 자체가 높아지면서 성장주 디스카운트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이 정말 매우 뛰어나게 나오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주가가 빠지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섣불리 저점을 예측해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봉쇄, 전쟁 리스크, 미국 긴축 강화 등 세가지 변수 모두 지켜봐야 하는 변수"라며 "밸류에이션 높은 업종은 피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며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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