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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자산거래소, 고객예치금 이자 회사이익 편입 ‘논란’
업비트 5.8조…이자만 연 수백억
“수신기관 아니어 이자지급 안돼”
고객 환원방법 고민·노력도 없어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급팽창하며 천문학적 투자금이 가상자산거래소에 밀려들었다. 가상자산에 투자되지 않은 현금에서 상당한 이자수익도 발생했다. 돈을 맡긴 투자자들의 수익이지만 가상자산거래소가 이를 챙겼다. ‘가로채기’ 논란이 일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예수금은 10조3488억원이다. 전년말 2조원 대에서 1년만에 5배 가까이 폭증했다. 실명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업비트 고객 예수금이 유입된 덕이 크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예수부채는 5조8120억원이다. 통상 가상자산 투자자가 은행 실명계좌를 거쳐 거래소에 입금한 돈은 해당 거래소의 은행 법인 계좌에 예치된다.

케이뱅크는 10조원대 예수금에 384억원의 이자비용을 지출했다. 이자율로 0.37%였다. 케이뱅크와 유사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예수금 이자율인 0.61% 보다 한참 낮다. 2020년 케이뱅크의 요수금 조달이율은 평균 1.09%였다.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조달금리가 더 낮아진 셈이다. 케이뱅크 예수금 절반이 상이 업비트 예치금이어서 이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운용처는 대출이다. 하지만 예치금은 언제 움직일 지 모르는 돈이다. 대출재원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케이뱅크도 업비트 예치금을 주로 초단기 유가증권 등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대출 외 운용수익은 약 470억원이다. 케이뱅크는 이 가운데 일부를 업비트에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상 이자수익은 158억원이다. 전년의 16억6000만원 보다 열 배 이상 늘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에게는 예치금에 이자수익을 따로 지급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수신 취급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해외 거래소들도 비슷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코빗은 지난 20일 데일리보너스라는 신규서비스를 내놨다. 코빗 계좌에 보유한 KRW 포인트에 대해 연 1%의 KRW 포인트 보상을 지급한다. 예치금에 대한 이자를 우회적으로 지급할 수는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도 수신취급 기관은 아니지만 적게는 0.1%에서 0.42%까지 투자자예탁금에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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