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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55조에 트위터 인수…20년새 비상장사 전환 최대 규모
주당 54.20달러…규제 승인 남아
머스크 “표현의 자유, 디지털 광장”
외신들, 온라인 담론 변화에 촉각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40억 달러(약 55조원)를 주고 소셜 미디어 트위터를 개인 회사로 만든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자사를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인수 가격은 트위터의 이달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이런 매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인수는 앞으로 주주들의 표결과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트위터는 세부 내용을 4영업일 안에 증권거래위원회에 관련 양식으로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 중 255억달러는 부채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머스크는 테슬라 보유 주식을 담보로 125억달러의 융자를 일으킨다. 블룸버그통신은 인수 자금 출처에 대해 상세히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 “이 정도 규모의 거래에 4~5개 다른 기업들이 관련돼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거래에서 트위터 측 재정 자문은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알렌앤코가 맡았고, 머스크 측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가 돕고 있다. 머스크는 인수가 완료되면 트위터의 상장 폐지 절차를 밟아 비 상장사로 전환한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상장 기업을 비(非)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선 최소한 최근 20년 새 이뤄진 것 중 가장 규모가 크다.

NYT는 “세계 지도자들과 명사들, 문화계의 트렌드 주도자들이 자주 찾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던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면서 “이번 블록버스터 합의는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머스크의 인수 시도의 대단원”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트위터를 온라인 상의 규제 없는 연설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라며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8300만여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영향력 큰 트위터 이용자인 머스크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더 증진하고, 어떤 콘텐츠가 게시될지와 관련해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주는 등 트위터를 변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외신들은 향후 트위터의 변화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YT는 이번 인수가 전 세계적인 온라인 담론에 머스크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에 대한 의문을 즉각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고,

FT는 “머스크의 관심은 단 하나 자신”일 수 있다며, 트위터의 조정 기능을 제거하면 코카콜라, 스타벅스, 월마트 같은 광고주와의 관계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 설립 16년 된 트위터는 주 수입원인 광고가 들쭉날쭉한 양상을 보였고, 최근 10년 새 8차례는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2억 2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이날 오후 회사 매각을 논의하고 질의응답을 하기 위해 직원들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그라왈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단 거래가 성사되면 우리는 플랫폼이 어느 방향으로 갈 지 모른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 패배 불복 이후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는 이유로 트위터에서 퇴출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머스크의 인수로 인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복권되더라도 트위터 플랫폼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트위터에 가지 않는다. 나는 트루스(자신이 만든 SNS 회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면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개선할 것이고, 그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트루스에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퇴출된 뒤 자신의 지지층을 겨냥한 SNS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출시했다. 이날 트루스 소셜 운영회사와 합병예정인 기업인수 목적회사 디지털월드에퀴지션의 주가는 12.9% 급락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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