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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오버행' 마주한 신한지주, 자사주 추가 매입 검토
사모펀드 보유 전환우선주, 전환시기 다가와
유통주식 풀릴 경우 주가 방어 어려워
6000억~7000억원대 매입으로 오버행이슈 넘어야
금융감독원과 협의
감독원 “코로나19 이어지고, 금리인상기 접어들어”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신한지주가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신한지주의 주요주주인 사모펀드가 보유한 전환우선주(Convertible Preferred Stock·CPS)의 전환시점이 다가오면서 오버행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자 주가방어에 나서기 위해서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구체적인 시기는 논의가 더 필요할 전망이다.

26일 금융당국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이달 중순께 금융감독원과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두고 협의를 진행했다. 신한지주는 금감원 측에 자사주를 6000억~7000억원가량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1년간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달에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키로 결정했었다.

신한지주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건 오버행 이슈가 불거져서다. 신한지주는 3년 전 한 사모펀드(PEF)를 주주로 맞아 약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전환우선주는 향후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데, 4년 동안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자동 보통주로 전환되는 구조다.

신한지주 주가는 4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2020년 이후 주가가 우상향하긴 했지만, 3년 전 최고수준인 4만7000원대까지 회복하려면 10% 이상 올라야 한다. 이 상황에서 사모펀드가 보유한 주식이 보통주 전환 이후 시장에 대거 풀린다면 주가회복은 더욱 더딜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선제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책이 아닌, 유통주식수를 매칭하려는 성격이 짙다.

관건은 당국을 설득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협의 때 신한지주 측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전달한 상태다. 코로나19 상황도 끝나지 않은 데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한만큼 자본버퍼(buffer)에 신경쓸 것을 주문했다. 금리인상으로 최근 지주사들의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가방어에만 몰입한다는 부담도 져야 한다.

다만 신한지주 측은 오버행 이슈의 중요성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 의지를 강하게 다진 상태다. 감독원 또한 추가적인 자료를 신한지주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자산건전성에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3월 말 기준 그룹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6.2%, 보통주자본비율은 13.0% 수준이다. 규제 비율을 충족하며 안정적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주식수가 줄어드니까 기본적으로는 자본유출이 일어난다”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함께 보면서 배당성향을 관리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대외적 상황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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