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출로만 버틴 1분기...올 3% 성장 빨간불
내수 성장률 마이너스
금리 오르면, 소비 위축
환율 상승, 순수출 줄 수도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과 물가상승 압력으로 1분기 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성장률은 0.7%로 전기 대비 성장했지만, 수출을 제외하곤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1분기 0.7% 성장했다. 작년 1분기 대비 GDP증가율은 3.1%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연간 성장률 3.0% 달성이 어렵다고 보는 것은 성장의 내용 때문이다.

물가·부채·환율 등을 고려한 경제상황도 성장을 끌어내릴 위험이 다분하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민간소비 진작 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소비는 위축될 수 있다. 미국에서의 긴축 흐름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도 우리 경제의 주요 변수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

수출로 버틴 1분기…내수는 ‘마이너스’

1분기 성장은 수출이 유일하게 버텼다. 민간소비(-0.5%), 건설투자(-2.4%), 설비투자(-4.0%) 등 소비와 투자가 일제히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수출만이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늘어나며 4.1%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건설투자는 -5.3%, 설비투자는 -6.0%로 감소폭이 확대되는 반면, 수출은 9.0%가 늘었다.

이로써 1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내수는 -0.7%포인트(p)로 사실상 성장을 끌어내렸다. 이는 2020년 3분기(-1.3%p)이후 최저치다. 반면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1.8%p)이 증가하면서 순수출 기여도는 1.4%p로 나타나며 1분기 성장을 도왔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공급차질 등으로 설비투자 등이 부진했고, 건설투자도 가격 요인에 따라 부정적 흐름을 보였으나 현재 심리개선 등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방향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중국 등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인 반면, 민간소비는 방역조치 완화로 회복흐름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가·환율 감안… 3% 성장 달성 어려워

한은은 올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3.0%가 되려면 GDP가 남은 2~4분기 각 0.6~0.7% 속도로 성장을 하면 된다고 추산했다. 상반기 성장률을 전년 대비 2.8%, 하반기 3.1%로 전망한 만큼 1분기 성장률 숫자 자체는 전망치를 끌어내릴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에서의 오미크론 확산 대외여건 변화와 경제상황을 감안해 5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4%대에 올라선 물가는 성장의 발목을 잡을 주요 변수로 지적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진작을 위해선 물가 안정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당분간 소비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긴축으로 돌아서며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주요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중앙은행(Fed)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자, 25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1249.9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10.8원이 뛴 것으로 2020년 3월 24일(1265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같은 원화가치 하락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선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를 낮출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수출 기업의 매출은 확대될 수 있지만, 원자재나 중간재 수입가격을 높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율 상승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를 밀어올려, 인플레이션을 확대하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성장 눈높이가 낮춰지는 것도 국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앞서 3%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연말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 5.9%, 국제유가 두바이유 연 평균 배럴당 73달러를 전제로 이뤄졌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을 3.6%로 낮추고,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0%에서 2.5%로 내렸다. 또 올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4.0%로 종전 예상치에서 0.9%p나 올려잡았다.

이인호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같은 대외 변수로 성장률 하향은 전세계적 흐름이며 피할 수 없다”며 “물가 상승으로 국내 경기 회복의 속도가 늦춰지고 원래 목표했던 성장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