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마 토레스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구의 날인 22일 윤 당선인 측에 노르마 토레스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이 쓴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서한은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윤 당선인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토레스 총장은 서한에서 “2020년 한국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북유럽 5개국과 네덜란드, 영국이 배출한 총량의 합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국이 지난해 말 유엔에 제출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한국에 주어진 책임과 역할에 비해 매우 불충분한 목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석탄화력발전소 퇴출, 2035년 신규 내연기관 등록 금지 등의 공약과 관련해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 이전 석탄화력발전 퇴출과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판매 금지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약속과 민생의 행보’ 일환으로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을 방문, 전북금융타운 예정부지를 둘러보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의 원전 중심 정책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촉구했다. 토레스 총장은 “한국이 이미 전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고, 핵폐기물 처리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원전 중심 탈탄소화 계획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원전 대신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장다울 전문위원은 “윤 당선인의 임기가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새 정부는 최신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과감한 탄소중립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이번 서한 전달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지난 18일 그린피스 등 8개 기후환경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그린피스가 전달한 초등학생들의 기후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무탄소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과학 역량으로 세계인들에게 모범이 되는 에너지 모델을 만들겠다”며 적극적 기후대응을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