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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봉쇄로 반도체 악영향…미중 2차무역전쟁 ‘더 큰 파도’
글로벌 공급망 붕괴 직격탄 우려
최대 수출시장 중국발 파장 심화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보호복을 입은 경찰이 황푸강을 건너 푸둥신구로 통하는 터널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 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이날부터 순환식 봉쇄에 들어갔다. [연합]

망가진 글로벌 공급망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상하이 등 대도시가 봉쇄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제1의 경제도시에 대한 봉쇄조치로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데다 고조되는 미중 간 경제·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산업이 심각한 후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中 상하이 봉쇄에 韓 반도체 타격=18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번주 예정된 IMF와 세계은행(WB) 춘계 총회에서 세계 경제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IMF는 지난 1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보다 0.5% 낮춘 4.4%로 발표한 바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 우리나라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안팎의 14개 기관이 전망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5%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 5.5%보다 낮다. 상하이 봉쇄로 물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상하이에 이어 다국적 전자업체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인근 쿤산도 막혔다.

문제는 전세계 10대 항만 중 중국이 6개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상하이항 운송 효율은 평소의 60% 수준이다. 대기 중인 선박 수는 2주전 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이러다보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현상을 겪고 있다. 앞서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시장 규모는 6135억 달러로 성장률은 10.4%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30.9% 매출이 성장하며 시장 전체 성장을 견인했던 메모리반도체는 올해 1.1%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산업 수출(634억8000만달러)에서 ICT 수출 비중은 36.6%에 달한다.

▶美, 대중 무역적자↑…韓 대중수출↓=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의 중국발 후폭풍은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들이 우려하는 건 미중 간 2차 무역전쟁이다. 실제 지난 2월 7일 미국 상무부는 중국 33개 기업·기관을 수출통제 대상에 올리는 등 압박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20년 1월 15일 미중 양국이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2020~2021년 5024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수입키로 했던 중국은 2888억달러(합의 이행률 57%)만 수입했다.

미중 통상 관계에 부는 찬바람이 거세지면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앞서 무역전쟁 직전 18개월과 이후 18개월의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미국이 대중 추가 관세 부과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4.12%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감소하면 한국도 비상이 걸린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전체 무역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1.8%인데, 지난해 대중 수출 가운데 중간재 비중이 79.6%에 달했다.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162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중국경제 성장률이 꺾이면서 올해 대중국 수출은 또 다시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밸류체인 이동 전략이 다시 가속화되면서 중국의 수출용 원부자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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