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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고물가 속 2% 저성장…눈앞 현실로 다가온 위기
점점 우려 커지는 ‘S’ 공포
美 임금 뛰자 물가 급등 악순환
국내도 임금 인플레 가능성 커져
글로벌 경제 둔화 수출에 타격
성장 전망 하향 2%대 확실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대에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제유가 및 곡물가 급등으로 국내 물가가 4%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는 3%대 전후에서 2%대 중반으로 하락하는 등 경기둔화 속의 고물가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생필품을 고르고 있다. 박해묵 기자

4%대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기구와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낮아지고 있다. 4%대를 기록한 우리나라 물가는 아직 공급 부문의 물가 압력이 소비자 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임금 부문의 인플레이션 쇼크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많다. 강도 높은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물가 전망과 관련해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는 미국과 다르게 두가지 측면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나는 공급 측면,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공공요금이고 나머지 하나가 임금 인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서민 경제에 직접 타격을 주는 품목은 정책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인위적인 억제엔 한계가 있어 이것이 반영되면 물가가 한단계 더 오를 수 있다. 공공요금 인상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에서 이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전기요금의 경우 석탄 등 연료비 상승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이를 반영하면 물가 압력이 한층 커지게 된다.

임금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도 비교적 커지고 있다.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만1000명 증가했다. 매년 3월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2002년(86만4000명) 이후 20년 만에 최대폭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멈췄던 일상회복이 본격화하면서 고용시장에서 공급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 임금 인상이 본격화되면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된다. 에너지 가격과 식자재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에 더해 인건비까지 물가 상방압력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미국이 현재 이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근로자 시간당 소득은 5.6% 올랐다. 그런데 실질 소득은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2.4% 떨어졌다. 임금이 오르자, 물가가 더 뛰면서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시작됐다. 우리나라가 통상 후행하는 경제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그렇다고 성장률이 희망적인 상황도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지난해 10월 발표)의 2.8%에서 2.6%로 낮추고,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6%에서 3.9%로 대폭 높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제유가와 곡물가 상승, 이로 인한 세계 경제둔화 및 인플레이션, 이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 등을 반영한 결과다.

국제기구들도 조만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전망이 하향된다는 것으로, 우리나라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IMF는 지난 1월 한국 성장률이 3.0%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전 전망보다 0.3%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이번 하향조정에 포함되면 2%대 추락이 확실시 된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경제성장세 둔화는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고물가 지속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 및 그동안 경제를 지탱해온 재정확장의 어려움 등이 모두 영향을 주게 된다. 경기 지표에 희망적 진단을 하는 경향이 있는 정부도 비관론을 들고 나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외신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이르기 어려울 걸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는 3.1%였다. 윤석렬 정부는 출범 후인 6월에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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