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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총재 공석 중 금리인상할 만큼 시급한 인플레 대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현재 1.25%인 기준금리는 1.50%로 올라갔다. 코로나19 경기침체가 심화되던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다가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순차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금통위는 지난 2월 한 차례 숨고르기 동결을 한 이후 재차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날 금통위는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취임 이전이어서 사상 처음 총재(의장) 없이 열였음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그만큼 인플레 상황이 시급했다는 방증이다. 사실 지난 2월 동결도 3차례 연속 인상의 부담을 줄이자는 의미였지, 인상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연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는 금통위에 더욱 강력한 ‘인플레 파이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4.1%에 달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만에 처음이다. 일시적 요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7.3%나 올랐다. 무려 1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입물가는 순차적으로 국내 물가에 강력한 인상 압박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 사상 최저 실업률(3.4%)을 기록했을 만큼 고용시장도 정점이어서 노동비용 상승 압력까지 더해진다.

해외 요인은 더 급하다.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의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역 주도형 개방경제인 우리로서는 핫머니의 유출입을 고려할 때 한·미 간 금리격차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상황은 우리보다 더하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5%에 달하고 생산자물가는 이보다 더해 11.2%나 뛰었다. 사상 최고임은 물론이고 거의 남미 개도국에서나 볼 수치다.

상황이 이쯤 되니 지난달 금리 인상의 시동을 걸어 제로금리를 넘어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향후 빅스텝(0.5%포인트)으로 가속도까지 붙일 기세다. 파월 의장은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공언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되면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밟는 한국과의 금리 차는 현재 0.75∼1.00%포인트에서 몇 달 새 역전될 수도 있다. 당연히 달러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요동친다. 안 될 일이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잡기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효과가 큰 치료제임은 분명하다. 그동안의 인상으로도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총재 공석에도 인플레 파이팅의 시급성을 인식한 금통위의 금리 인상 결정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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