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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통합앱 ‘모니모’ 출범…금융업 메기될까
삼성금융사, 핀테크 경쟁 승부수
통합 플랫폼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와 경쟁
은행 부재로 확장력 한계 지적도

‘삼성 금융 네트웍스’ 공동 브랜드로 전방위적인 전선을 형성한 삼성 금융사들이 통합앱 ‘모니모’를 내놓고 핀테크와의 경쟁에 승부수를 던졌다. 23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바탕으로 초대형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삼성 금융사의 통합 앱 ‘모니모’가 금융업계의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금융사 통합앱 ‘모니모’ 출범=삼성금융네트웍스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 4개사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 ‘모니모(monimo)’를 14일 출시했다. ‘모니모’는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게 삼성금융사 측의 설명이다.

‘모니모’는 지난 12일 출범한 삼성금융사의 공동 브랜드인 ‘삼성 금융 네트웍스’가 첫 번째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생명, 화재, 카드, 증권 등 삼성금융 4사의 거래현황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고, 각 사가 제공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도 하나의 앱에서 가입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출동, 삼성카드의 한도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투자 등 기존에 각 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신청해야 했던 주요 기능들을 ‘모니모’에 한번 가입하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기존에 삼성 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계좌통합관리, 간편송금, 신용관리, 환전 및 부동산·자동차 시세조회 등 종합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모니모’는 재미를 가미한 ‘투데이(관심 분야 모니모 컨텐츠를 제공하는 허브 페이지)’, ‘걷기 챌린지(삼성헬스앱 또는 아이폰 건강앱과 연동한 목표 걸음 수 달성 미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모니머니’로 교환할 수 있는 리워드 포인트 ‘젤리’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삼성 금융사 관계자는 “모니모는 삼성생명, 화재, 카드, 증권 등 삼성금융 4사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통합앱”이라며 “사별 대표 상품은 물론, 모니모에서만 가입 가능한 전용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삼성금융네트웍스의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필수앱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모니모 전용 금융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파급력은?…금융소비자의 편의성 판단이 관건=이번 통합앱 ‘모니모’ 출시로 금융 지주사가 없는 삼성 금융사들은 사실상 ‘매머드급’ 금융그룹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금융지주사들에 버금가는 덩치를 키울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삼성금융사 사별 고객을 더하면 3569만명으로, 중복 가입자를 감안해도 ‘모니모’ 유입 잠재고객은 2500만명으로 추산된다. 4대 금융지주 중 고객수가 가장 많은 KB금융지주가 1700만명 수준이다. 4개 삼성금융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4번째로 크다.

삼성금융사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는 없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빅테크의 파상 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삼성금융사들을 서로 뭉치게 한 것”이라며 “이는 디지털 시대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반응은 자칫 삼성 브랜드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일단 유보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삼성 금융사 고객 수를 모두 합치면 2000만명이 넘기 때문에 단숨에 초대형 금융앱이 등장하는 셈이라 모든 금융사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대 지주사 중 한 지주사 관계자 역시 “삼성 브랜드로 비은행 계열사는 영향이 있을 것이다. 삼성 금융사 전체적으로 고객수가 많아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해지면서 타사 대비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4대 지주 앱은 은행 중심인데 반해 모니모는 은행 접점은 아니다”며 “고객은 한 개 금융사의 앱만 쓰지 않는다. 핀테크 출범 당시에도 쏠림 현상을 예상했지만 레거시 금융에서의 급격한 이동은 없었다”고 업계 파급력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삼성 회원들이 앱 하나 더 까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차라리 카드사들의 ‘오픈페이(A 카드사의 앱에서 B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개방형 앱)’처럼 삼성 외 타 금융사 상품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이었다면 오픈뱅킹 시대에 더 부합하고 그 파급력이 더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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