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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제노사이드’ 발언에 엇갈린 세계 지도자 반응
마크롱 대통령 “러-우크라 형제 같은 사이…표현에 주의해야”
獨 숄츠 총리는 제노사이드 단어 사용 안해…트뤼도 총리는 바이든 옹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위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TF1 방송에 출연한 모습. 그는 같은 날 프랑스 2 TV 인터뷰에 출연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노사이드’ 발언을 두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은 형제 같은 사이이므로 제노사이드라는 표현을 쓰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제노사이드라 규정하는 것을 반대한 걸 두고 비난했다. [AFP]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고 있다는 발언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13일 독일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끔찍한 전쟁”, “전쟁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제노사이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지양했다. [로이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정부 예산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고 있다는 발언에 동의하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를 취하고 사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잔혹 행위를 처음으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고 부른 발언을 두고 세계 정상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 행정부 내에서 제노사이드로 규정할지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인의 사상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점점 분명해지기 때문에 난 이를 제노사이드라고 부른다”며 “그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황을 왜곡하려는 시도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은 형제 같은 사이이므로 제노사이드라는 표현을 쓰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됐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이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는 뉘앙스가 담겼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끔찍한 전쟁”, “전쟁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제노사이드란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의 발언에 대해 “말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하면서 제노사이드 언급을 피해 갔다”고 평가했다.

반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를 취하고 사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제노사이드 규정을 거부한 것을 비난하면서, 특히 형제 같은 사이라는 표현에 반감을 표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형제 같은 국민’이라는 표현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 무너지기 시작한 신화라고 치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노사이드 언급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단어가 러시아 행위에 대해 단순한 비난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유엔협약 상 국제적 대응을 불러올 수 있는 법적 용어이기 때문이다.

1948년 150개국 이상이 서명한 유엔협약은 제노사이드를 국가나 민족, 인종, 종교 집단을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할 의도를 가진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하는 살상 행위가 제노사이드라고 규정될 경우 서방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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