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운전자가 여성과 아이들을 태운 택시를 세워 기사에게 폭언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외제차 운전자가 운전을 똑바로 하라며 여성과 아이들을 태운 택시를 세워 기사에게 폭언을 하고 위협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 50분쯤 성남시 분당구 태재고개 부근에서 벤츠를 운전자 A씨가 택시기사 B씨를 상대로 “운전 똑바로 하라”며 고성을 지르고 있다는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A씨는 B씨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차로 변경을 하자 속도를 높여 택시 앞을 가로막은 뒤 수 분간 B씨의 운전석 옆에 서서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당시 택시에 아이들과 함께 타고 있던 한 여성 승객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는데, 여성이 공개한 영상에는 벤츠 운전자가 B씨에게 “한 번 더 나 건드리면 X진다” “운전 똑바로 해, 대답해” “왜 운전을 X같이 해” “잘못했어, 안 했어” “면상을 갈아버린다”는 등 고함을 치며 욕설을 쏟아내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상대 운전자는 5분 남짓 동안 아버지뻘 되는 택시 기사에게 욕을 했다”며 “기사님이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시고, 저는 ‘뒤에 아이가 있으니 그만해달라’고 했더니 본인도 아이가 있다며 계속 고함과 욕을 퍼부었다”고 했다.

이어 “뒤에 있던 아이들은 엄청난 고함과 욕설에 귀를 막고 눈을 감았고, 저도 아이들을 안고 차 안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며 “택시 기사를 위협하는 행동은 승객인 나와 아이들의 안전도 위협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기사님께 신고하자고 블랙박스를 요청했으나 본인이 생업에 문제가 생기실까봐 그냥 넘어가자고 하시더라”며 “너무 마음이 안 좋다”고 토로했다.

여성은 ‘A씨의 차량 번호는 알고 있으나 밝히지 않겠다’고 했으나, 당시 현장을 지나다가 이 장면을 목격한 다른 시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벤츠 운전자 A씨와 택시기사 B씨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