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커뮤니티서 설전
“나라가 경찰 이렇게 만들어”
vs “군대처럼 경찰 끌려간 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직장인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일부 경찰관들이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을 놓고 남깃 댓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된 후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진 와중이다.
최근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번 흉기난동 사건 관련 글에 경찰청 소속임을 인증한 누리꾼들은 "경찰 5년 일했는데도 한 달 300(만원) 겨우 실수령인데 이걸로 밤새고 목숨 걸고 일하라고?", "시민 의식 높아서 층간(소음) 분쟁에 살인미수 터졌네. 역시 시민 의식 굿" 등의 댓글을 달았다. 블라인드에선 회사 이메일로 직접 인증을 해야 커뮤니티 내 글과 댓글을 쓸 수 있다.
경찰청 소속의 누리꾼은 "이 나라와 국민이 경찰을 이렇게 만들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라고 썼다. "세금 좀 낸다고 고용주라도 되는 것처럼 끝까지 갑질하려고 든다. 경찰 무시하다 잘못 걸려봐야 정신 차리려나 싶다", "이 사건과 별개로 경찰이 적절한 공권력 행사를 하더라도 책임져야 하는 게 너무 많다"는 등의 댓글도 있었다.
이에 "자기들이 좋아서 경찰해놓고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누가 보면 군대처럼 억지로 끌려간 줄 알겠다", "막상 경찰해보니까 생각보다 힘들고 더러운 일 많아서 못하겠으면 그만두라"는 등의 비판이 따라왔다.
또 다른 경찰청 소속 누리꾼은 "솔직히 같은 직원들 90프로 이상이 욕하는데 겉으로는 티 잘 안 내지"라며 "말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대다수가 자기 몸 던져서 일해서 하루하루가 대부분 평온한거니 너무 싸잡아서 욕 하지 말아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은 지난해 11월 인천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갈등으로 발생한 흉기 난동을 지칭한다. 당시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이던 경찰관 2명은 피의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상황을 알고도 곧장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빚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부실 대응 논란 속 해임됐다. 인천경찰청은 두 경찰관 뿐 아니라 당시 논현서장과 모 지개두장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은 지난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내는 뇌를 크게 다쳤고, 딸도 너무 깊게 상처가 나 성형 수술을 15번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