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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균형·안배보다 전문성 중시한 尹 내각, 성과로 말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초대 내각 8개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교통부 장관에 깜짝 발탁한 것을 빼고는 대체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대선캠프나 인수위 등에서 활동한 사람들이다. 윤 당선인은 인선 기준에 대해 “다른 것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이끌어줄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 검증했다”고 했다. 역대 정부의 초대 내각이 관습처럼 따랐던 지역 안배나 남녀·세대 균형을 배제하고 오로지 전문성과 유능함을 기준으로 뽑았다는 설명이다. 정책실장을 없애는 등 대통령비서설 기능을 축소하고 장관이 권한과 책임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으니 전문성 위주의 조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이날 지명된 후보자들의 면면를 보면 정책전문성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경제팀을 이끌 추경호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재선의 현직 국회의원으로 지난달까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 여소야대 국면의 대(對)국회 정치력까지 갖췄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는 ‘3차원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반도체공학자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산업정책의 실무(공무원)와 이론(KAIST 교수)을 겸비한 인물이다. 다만 원희룡 후보자는 전문성의 잣대에 부합하는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선 때 정책본부장으로 윤 당선인의 부동산정책을 총괄했고, 두 차례의 제주지사를 지내면서 행정 경험을 쌓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1차 조각을 두고 야권에서 ‘논공행상 인사’ ‘경육남(경상도 출신 60대 남성)’ ‘당선인과 친분’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인이나 민간 분야 전문가 등이 보이지 않고, 청년층의 파격 발탁이 없다 보니 참신함과 감동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윤 당선인이 모두 각오했던 반응이었을 것이다. 이를 무릅쓰고 감행했다면 이제 실력과 성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추경호 경제팀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으로 훼손된 잠재성장률을 기업이 핵심이 되는 민간주도 성장으로 전환해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실행해야 한다. 미-중 패권경쟁으로 경제안보가 중시되는 신냉전시대를 돌파할 글로벌 공급망도 새로 짜야 한다. 집권의 배경이 된 부동산시장 안정에도 능력을 보여줘야 함은 물론이다.

윤석열 정부가 안배 없는 실용 내각을 표방했다면 인재발굴도 진영을 가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고의 전문가’가 보수진영에만 있을 리 없다. 2차 조각 등 향후 인선에선 이런 아쉬움이 해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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