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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춧가루 묻은 진단키트, 가정집서 맨손 조립? 식약처 조사
작업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키트 부품을 맨손으로 조립하고 있는 모습. 키트 부품 일부엔 고춧가루가 묻어있기도 하다.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부품 조립 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부품을 조립해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조사에 나섰다.

10일 식약처에 따르면 한 진단키트 제조업체로부터 필터캡(검체추출액통 입구 마개) 조립을 위탁받은 경기도의 한 부품 조립 업체가 위생이 불량한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지난달 13일 접수됐다.

앞서 채널A는 이날 부품 공장 작업장에 반려견이 어슬렁거리고, 창고 곳곳에 길고양이가 들어와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도했는데, 업체 관계자가 ‘동물들의 털이 날리거나 배설물을 치우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아울러 이 부품 조립 업체로부터 일감을 받은 작업자들이 가정집 방바닥에 앉아 진단키트 부품을 조립하고, 장갑도 끼지 않고 맨손으로 작업하는 모습도 공개됐는데,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키트에는 고춧가루나 머리카락, 음식물 등이나 검은 기름때 같은 것이 묻어있기도 했다.

의료기기 제조 공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 부품 업체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업체 대표는 공장 안에서 부업방을 운영하긴 했지만 가정집에 (일감을) 준 적은 없으며, 반려견도 작업장에 풀어놓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식약처는 사전서류검토와 정보수집을 거쳐 이달 6일부터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고 시점보다 현장점검 시점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관할 지방식약청 감시원 다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현장 점검이 다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해당 업체가 외부 제조소에 다시 조립을 위탁하는, 이른바 ‘재하청’을 준 정황을 확인해 문제 업체와 관련된 진단키트 기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필터캡들이 실제 진단키트에 쓰였는지 여부와 이렇게 제조된 진단키트들이 유통됐는지 여부도 조사중이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신속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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