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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인플레에 ESG 투자 2년 후퇴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면서 ESG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ESG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50억달러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22년 1분기 ESG펀드 유입액은 750억달러로,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SG펀드 유입액은 지난 2020년 4분기 단숨에 1000억달러를 넘어선 뒤 2021년 1분기 1600억달러가량으로 치솟았다. 이후 분기별로 13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지난 분기에 절반 수준으로 꺾인 것이다.

특히 ESG주식형펀드의 자금 순유입은 지난 분기 약 410억달러에 그쳤다. IIF는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글로벌 위험선호가 급격히 꺾이면서 ESG를 내세운 투자 흐름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IIF에 따르면 ESG주식형펀드 특성상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다. 반면 원유 등 에너지주와는 상극이다. 기술주가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급격히 조정을 받으면서 글로벌 자금이 기술주 대신 에너지 관련 투자처로 이동하자 ESG주식형펀드도 타격을 입은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술주와 ESG관련 종목의 주가 상관관계는 2018~2021년 평균 0.8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약 0.9로 한층 강화됐다.

채권 시장도 분위기가 꺾였다. ESG 표시 채권 발행은 올해 1분기 2850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4분기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 지속가능채권, 녹색채권이 각각 50%, 20% 이상 줄면서 전체 발행량 감소를 주도했다.

ESG채권형펀드의 자금 유입 역시 지난해 4분기 270억달러에서 2022년 1분기 140억달러로 급감했다. IIF는 "지난 분기 금리 상승으로 모든 유형의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강타당했지만 투자등급(IG) ESG채권이 특히 심했다"고 설명했다.

ESG혼합형펀드 역시 2022년 1분기 200억달러 가량 자금이 유입돼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ESG주식형펀드로의 유입액은 약 130억원으로 2월(61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ESG채권 역시 지난해 발행량이 급증했지만 올해 들어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모두 감소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일반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녹색채권과 지속가능채권은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며 ESG경영을 강조하고 사업을 확대해야 할 일반기업의 발행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발행량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ESG채권 발행량 감소가 확연하다"고 밝혔다.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시위에 등장한 북극곰 모형 [로이터]

다만 단기적으로는 전쟁에 따른 ESG 파급효과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ESG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유효하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와 독립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정대체 에너지 관련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굳건하다.

실제 이달 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투자가 현재보다 6배 더 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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