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인 혐의로 수배 중인 이은해. [채널A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수배 중인 이은해(31)가 해외 여행중 가방을 도난당했다며 수차례 여행보험금을 허위 청구해 최소 8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계곡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남편 윤씨와 혼인신고를 한지 6개월 후인 2017년 9월쯤, 사귀던 남성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갔다가 여행가방을 도난당했다며 현지 경찰서에 허위로 피해신고 접수를 했다.

이씨는 해외여행 중 도난 피해를 보상하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둔 상태였는데, 이후 한국에 돌아와 여행 보험금 15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19년 4월에는 남편 윤씨의 명의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뒤 같은 수법으로 일본 현지 경찰을 속이고, 두 달 뒤 윤씨가 숨지자 보험금 135만원을 대신 받았다.

같은 해 5월에는 계곡살인 사건의 공범인 조현수(30)와 마카오 여행을 다녀와 보험금 200여만원을 가로챘고, 남편 사망 석 달 뒤인 9월에도 친구와 마카오를 다녀온 뒤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 120만원을 챙기는 등 최소 5차례 8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해(오른쪽)과 내연남 조현수[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이씨는 남편 윤씨 가족 명의의 카드를 이용해 일명 ‘카드깡’으로 남편 계좌 등에서 2억원을 빼낸 뒤 지인, 조현수 그리고 자신의 계좌에 나눠 보낸 의혹도 제기됐다.

이씨는 2019년 3월쯤 한 주유소에서 5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주유소에 수수료를 주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편 윤씨의 계좌에서는 이씨의 교통범칙금과 주차위반 과태료 등도 줄줄이 빠져나갔다.

윤씨는 6000만원 연봉을 받는 대기업 연구원이었으나, 이씨와 혼인한 지 1년여 만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윤씨가 이씨로부터 ‘가스라이팅(심리 조작 지배)’을 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 사망 전 남편 명의로 다수의 생명보험을 가입했던 이씨가 이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이씨와 조씨는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 후 잠적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