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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 인상되면 韓 신흥국 수출 부진”
신흥국 화폐 가치 하락으로 경제 둔화, 수입 수요 부진
원·달러 환율 상승땐 결제 비용 ↑…금융환경 개선해야
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1일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유동성이 감소하고 신흥국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우선 신흥국의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이나 베트남 등 원자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 수출하는 신흥국의 수입 비용과 생산자 물가가 동시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 자본이 유출되고 결과적으로 환율 약세 현상이 나타난다. 그 결과 신흥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경제와 수입 수요가 둔화되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대(對)신흥국 수출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실제 2015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당시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2013년 48.1%에서 2017년 44.5%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행했을 때에도 지난 2월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작년 12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 결제 수입 비용이 증가해 수출 채산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입 거래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8% 수준이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되면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며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에서 1차 산품과 중간재 수입 비중이 73%여서 부담이 더욱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기업의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며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가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양적 완화를 시행하면서 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것도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로 일본 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하락하면 우리나라와 일본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보고서는 특히 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된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추이를 관찰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상반기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인 국내 기업금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수출기관들이 중소 수출기업의 낙후된 납품단가 환경을 개선하고 해외공동물류센터와 해외 내륙운송 지원 등 수출기업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물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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