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명동거리에서 상가 '임대문의'를 알리는 문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신소연·신주희 기자] “자본이나 경험이 적은 20·30대 젊은 사장님들은 코로나가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전연식 CU 행당레몬점 점주(26)가 현재 서울 행당동에서 운영 중인 편의점을 오픈한 것은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잠시 주춤했지만 끝은 보이지 않았던 때다. 다니던 회사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구조조정을 하자 재취업 대신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폐업이 많아지면서 목이 좋은 자리에 공실이 생기고 임대료도 싸졌다”며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창업하기에는 좋은 환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 점주와 같이 생각하는 ‘20·30 젊은 사장님’들이 많았다. 헤럴드경제가 신한카드와 공동 기획한 ‘코로나19 2년 자영업자 리포트’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자영업자 창업보다 폐업이 많아 폐업률이 높아졌지만 20·30대에서는 이런 경향이 약하게 나타났다.

창업자 중 30대 비중은 지난 2019년 26%에서 2020년 25%로 1%포인트 내려간 후 지난해까지 이 수준을 유지했고, 20대 창업 비중은 12%를 유지하다 지난해 오히려 13%로 올라갔다. 40대 이상 창업자 비중이 조사기간 해마다 1%포인트씩 꾸준히 내려가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20·30대의 창업률 상승은 안정적이지만 얽매인 삶보다는 자기주도적인 삶을 원하는 이들의 가치관 변화와도 연관이 있었다. 지난해 6월 서울 마포에 교촌치킨 용강점을 오픈한 김효준(32) 사장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외국계 회사라고 해도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어 주도적으로 내 시간을 활용할 수 없고, 취업해서 받는 월급 200만~300만원으로는 결혼이나 주택 구입 같은 것이 먼 현실이라 느꼈다”며 “시간과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창업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위험이 높지만 수입도 좋다)’이라고 하지만 20·30대의 창업은 불나방처럼 리스크 추구를 하지는 않았다. 전 점주는 편의점이 다른 업종보다 수입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해 목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4~5개월 동안 발품을 팔았다. 김 사장은 2년간 삼촌이 운영하는 치킨가게에서 12시간씩 일을 하며 치킨사업의 생리를 익혔다.

물론 코로나 상황이 20·30대 사장들을 피해간 건 아니다. 김 사장은 “주변에 와인숍이나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영업 제한 등의 영향을 받아 힘든 시기를 겪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업은 근사해보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무조건 ‘하면 된다’는 생각보다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리스크 관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점주는 “창업할 때 급하다고 대뜸 계약하지 말고 계약기간이 긴 만큼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