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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금리인하 요구하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선한 파격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금리인하요구권’ 홍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승진, 취업, 재산증가 등으로 신용 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융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요건이 충족되면 금융사들은 반드시 이를 수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금리인하요구권은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간 금리 격차)이다. 예금금리는 낮게 대출금리는 높게 받을수록 수익이 늘어난다. 그러니 대출금리를 떨어뜨리는 데에 솔선수범할 이유가 없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긴 금리 산정 안내문자의 맨 말미에 달랑 한 줄 붙어 있다. 앱의 숨겨진 항목을 어렵게 찾아들어가야 금리인하요구권의 안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직접 점포에 찾아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수많은 확인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불편함으로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막아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그런 고정관념을 허물었다. 토스뱅크는 고객들이 앱 내에서 ‘금리 낮아질 때 알림받기’에만 동의하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을 먼저 제안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모든 고객이 손쉽게 금리인하 요구가 가능하도록 ‘원클릭’ 체계를 갖추고 자체 신용평가 모형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 여부까지 즉각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케이뱅크도 금리인하요구권을 메일로 먼저 알려주고 비대면으로 신청에서 적용까지 손쉽게 이뤄지게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토스뱅크의 전체 금리인하 요구건수는 2만4910건에 달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고객들로부터 받은 평균 금리인하 신청건수(1만7809건)보다 40%가량 많다. 선제 제안의 효과임은 말할 것도 없다. 혜택을 받은 고객도 많다. 토스뱅크에서 금리인하를 신청한 고객 5명 중 1명 이상(22%)이 혜택을 받았고 특히 중저신용 고객들은 5명 중 2명 이상(42.4%)의 요구가 수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5%포인트 이상 금리가 낮아졌고 신용 등급까지 개선됐다.

물론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점포 없는 후발주자의 고객 저변 확대를 위한 전략이겠지만 고객으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지금과 같은 금리상승기엔 더욱 그렇다. 인터넷 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 신용금고, 보험사들까지 주요 금융사들은 모두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사상 최대의 순이익 행진이 부끄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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